두뇌 이마이, 손발 세코, 나팔수 하기우다…보복 주도 3인방

중앙일보

입력 2019.07.09 00:06

업데이트 2019.07.0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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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획은 이마이, 집행은 세코, 전파는 하기우다.

이마이, 아베 총리실 6인회의 핵심
세코 “총리 위해 분골쇄신” 충성파
하기우다, 숱한 망언 전력 돌쇠형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관여한 핵심 인물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8일 “이번 조치는 이마이 정무비서관을 비롯해 총리관저와 정부, 자민당 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핵심 참모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 [사진=지지통신 제공]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 [사진=지지통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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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관저의 실세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정무비서관이 그린 설계도를 토대로 주무부처 장관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집행을 총괄하고, ‘돌쇠형 참모’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나팔수 역할을 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와 정부, 여당 내 핵심 참모들이 3각편대를 이룬 셈이다.

이마이는 아베 총리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다. 정치평론가 다자키 시로(田崎史郞)는 저서 『아베관저의 정체』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이마이 정무비서관을 ‘총리관저의 키맨’이라 불렀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이마이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 때 비서관으로 파견된 이후 변함없이 아베를 보좌했다.

매일 아침 열리는 총리 주재 6인회의(스가 관방장관과 부장관 3명 등 참석)의 핵심 멤버다. “중요한 인사와 정책 및 외교 방침은 아베, 스가, 이마이 셋이 결정한다. 이들이 말하거나 의중이 확실하다면 기사로 써도 된다”는 내용이 『아베관저의 정체』에 담겨 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각 부처가 제출한 조치를 목록화하고, 수출규제를 먼저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베 1차 내각에서 총리보좌관을 지낸 세코 경제산업상은 2012년 말부터 1317일 동안 관방 부장관으로 아베를 보좌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

정치인 출신으론 역대 최장 기록이다.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소속인 그는 아베 총리를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는 충성파다. 꾀가 많아 ‘자민당의 참모’로 불린다. 이번 조치 발표 뒤 주무 부처의 장으로 “WTO(세계무역기구) 협정 위반이 아니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하기우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이번 수출 규제에 대해 TV에 나와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듯한 사안이 발견돼 (안보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불소 관련 물품(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대량 발주가 급히 들어왔는데 (수출한 뒤) 한국 측 기업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에칭가스는) 독가스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행선지는 북한”이라는 등 일본 언론들이 ‘자민당 간부’의 말로 보도하는 발언의 진원지로 우리 정부는 하기우다를 의심하고 있다.

하기우다는 “아베가 흰색이라고 하면 검은 것도 희다고 말할 인물”로 통할 정도로 막무가내식 돌쇠형이다. 2015년 관방 부장관을 맡았고, 2018년 현직에 취임했다. “일본엔 전범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는 역할이 끝났다” 등 망언 전력이 숱하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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