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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스윙' 시선 깨고 PGA 첫 우승 맛본 울프

중앙일보

입력

PGA 투어 3M오픈에서 우승한 매튜 울프. [AFP=연합뉴스]

PGA 투어 3M오픈에서 우승한 매튜 울프. [AFP=연합뉴스]

 '독특한 스윙(unique swing)' 올 시즌 프로에 뛰어든 매튜 울프(20·미국)의 앞엔 이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어드레스 때 양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가 펴고, 백스윙 때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올리면서 골반의 움직임까지도 큰 남다른 자세 때문에 연초부터 화제를 모았다. 마치 지난해 '낚시꾼 스윙'으로 전세계 골프계를 사로잡았던 최호성(46)을 연상케 했다.

스윙으로 더 주목받던 울프가 이번엔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이다. 울프는 8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TPC 트윈시티스에서 열린 신설 대회 3M 오픈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를 기록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콜린 모리카와(미국·이상 20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8번 홀(파5) 환상적인 이글이 승부를 갈랐다. 앞서 디섐보가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20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는데, 1타 뒤져있던 울프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에 홀에서 8m 거리의 이글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켜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글 퍼트가 들어가고 포효한 울프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프로로 전향해서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참가한 울프는 PGA 투어 입문 후 3개 대회 만에 정상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115만2000 달러(약 13억5000만원)를 받았다. 울프에 대해 미국 골프닷컴은 "투어에 새로운 골프 수퍼스타가 탄생할 것인가"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PGA 투어 3M오픈 최종 라운드 7번 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시도하는 매튜 울프. [AFP=연합뉴스]

PGA 투어 3M오픈 최종 라운드 7번 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시도하는 매튜 울프. [AFP=연합뉴스]

1999년생인 울프는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출신으로 올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기대주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도 한때 4위에 올랐던 그는 연초 PGA 투어 피닉스오픈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독특한 스윙폼에 기이한(weird), 특이한(unusual) 같은 단어가 따라붙었다. 그럼에도 똑바로 날아가면서 정확하게 날아가는 장타에 함께 눈길이 쏠렸다. 울프는 "내 스윙이 괴상하단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내겐 잘 맞는 스윙"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평균 300야드 이상(303.7야드)을 쳤고, 최종 라운드에선 최장 348야드까지도 날렸다. 그린 적중률이 최종 라운드에서만 94.4%를 기록하고, 대회 평균 83.3%였을 만큼 아이언 정확도도 뛰어났다.

울프는 "(우승을 확정하는) 이글 기회가 생긴 순간은 매우 특별했다. 아드네날린이 솟구치는 듯 한 느낌이었고, 그건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여태껏 있던 일 중에 가장 흥분된 순간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났단 말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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