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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웃음 담은 식음료, 은근히 친근감 드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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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눈길 끄는 코믹 광고 

“내 고향 써스티333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은하를 여행하던 나는, 이곳 지구별에 도착했다. 우주에서 가장 거대하고 깨끗한 정수기가 있다는 제주도.”

비장한 표정으로 제주에 착륙한 외계인 ‘닥터수트레인지’와 인공지능 ‘춘식스’. 이들은 연신 외계어를 중얼대며 깨끗한 물을 찾아다닌다. 그러던 중 섬 전체가 천연 정수기라는 것을 알고 제주도를 통째로 가져가려 하지만 실패한다. 결국 생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대량 주문해 고향 행성에 보내는 데 성공한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삼다수 광고 영상 ‘깨끗한 물을 찾아서 수타트랙’(사진)의 내용이다.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영화 ‘스타워즈’나 ‘어벤져스’처럼 웅장하진 않다. 오히려 티 나는 분장과 단순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그럼에도 이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200만 뷰를 기록했다.

이처럼 B급 유머가 담긴 광고·마케팅이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개성과 유행을 추구하는 2030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첫 장면만 지루해도 다음 영상으로 단숨에 넘겨 버리는 젊은 세대의 눈길을 잡아두기 위해 더 웃기고 더욱 재미있는 광고를 내놓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미디어렙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모바일에서 하루 4~5회 이상 광고를 보는 소비자 중 74.8%가 10대부터 30대였다.

영상 광고 많이 보는 1030 공략

B급 유머라고 해서 웃음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니다. 시청자가 영상에 빠져 웃고 있는 사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제품 정보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제주삼다수를 생산·유통하는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 또한 B급 유머가 담긴 광고를 통해 젊은 층과의 소통에 성공했다. 동시에 천연 필터 작용을 하는 화산암반수가 많은 제주도가 ‘거대하고 깨끗한 천연 정수기’라는 정보와 삼다수 애플리케이션의 편리함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식음료 기업들이 B급 유머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 때마다 제품의 ‘관상’을 평가하는 ‘그레도사’가 등장하는 콘텐트를 시리즈로 만들어 정보와 재미를 한번에 제공한다. 최근에도 바닐라맛 우유 한정판을 출시하며 해당 제품의 관상을 ‘원샷 때렸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코카콜라도 지난 5월 영화 ‘로마의 휴일’을 패러디한 B급 감성으로 신제품을 홍보했다. 배우 다니엘 헤니와 개그우먼 박나래가 로마의 휴일의 두 주인공으로 변신해 핫브루와 콜드브루가 조화를 이룬 ‘조지아 크래프트’의 매력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주삼다수와 광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수타트랙 영상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와 소통해 나갈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윤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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