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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부르는 자' 볼턴 교체설···"후임 최상 시나리오는 비건"

중앙일보

입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AP=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AP=연합뉴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교체설이 점점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후임에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폭스뉴스 터커 칼슨 쇼의 이름도 거명됐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토머스 라이트 미·유럽센터 국장은 6일 더 애틀랜틱 기고를 통해 "볼턴을 대체할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라고 주장했다.

이란 보복공격 이어 '빅딜' 퇴짜에, #브루킹스연 국장 공개 기고로 주장 #폭스뉴스 맥그리거 전 대령도 거론

라이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정책의 모순을 더는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가 매파 국가안보보좌관을 열외로 제쳐놓고 외교정책을 바로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호에 맞추지 못하는 국가안보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살아남을 것"이라며 "그는 적응 능력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이란 보복공격 철회 당시 폼페이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처음엔 보복 공격에 찬성했다가 유턴을 하자 이를 열광적으로 지지했다고 사례로 들었다.

반면 볼턴은 몽골 울란바토르를 갔던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끝없이 여행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조건에 맞는 퇴장을 준비하는 모습"이라며 "볼턴으로선 떠나는 것이 체면을 살리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공개 퇴진 권고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 무인정찰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 조언을 무시한 데 이어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회담에서도 볼턴 보좌관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라이트는 이어 "볼턴을 누가 대체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비건"이라며 "2018년 볼턴을 임명할 당시 2순위 후보라는 소문이 돌았고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은 비건을 밀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는 비건이 북한에 했던 것처럼 다양한 협상을 감독할 적임자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그가 전통적인 공화당 대통령직에 어울리는 주류 인사를 좋아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달았다.

폭스뉴스 터커 칼슨 쇼의 군사안보 평론가 더글러스 맥그리거 예비역 육군 대령.

폭스뉴스 터커 칼슨 쇼의 군사안보 평론가 더글러스 맥그리거 예비역 육군 대령.

라이트는 "트럼프가 볼턴을 발탁했던 것처럼 좋아하는 폭스뉴스로 눈을 돌릴 수 있다"며 판문점에 동행한 터커칼슨 쇼의 출연자인 더글러스 맥그리거 예비역 육군 대령을 또 다른 후보자로 꼽았다. 맥그리거는 1991년 1차 걸프전에 복무했으며 트럼프처럼 중동 권위주의 국가와 좋은 관계를 선호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터커 칼슨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판문점 회담 이후 비무장지대(DMZ)에서 진행한 생방송에도 출연했다.

라이트는 하지만 "어느 쪽이든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미국을 이용하는 동맹에 강경하고, 적국과 평화를 추진하는 협상가(dealmaker)의 이미지를 보이기로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은 엄청나며 트럼프는 나쁜 합의를 체결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영향력을 영구적으로 약화하고 동맹에 대한 침략을 조장할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재선에 유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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