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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백세인 한 해 34명, 대장암 수술 165명

중앙일보

입력

'어르신들, 만수무강하세요'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월 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열린 경로잔치에서 참석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내 거주 10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어르신들, 만수무강하세요'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월 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열린 경로잔치에서 참석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내 거주 10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형병원 정형외과에서 102세 노인이 대퇴골 수술을 받았다. 엉덩이 뼈가 부러져 비관혈적 정복술과 고정 수술을 받았다. 이 할아버지는 길을 가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졌다. 바닥에 부딪히면서 왼쪽 고관절이 부러졌고, 골절된 뼈 두개를 이어주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건강보험공단 집계

이 할아버지처럼 척추나 고관절 수술을 받는 100세인이 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데다 100세인의 건강 상태가 종전보다 좋아지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척추수술을 받은 사람은 15만9511명이다. 2007년 10만3378명보다 54% 늘었다. 2017년 수술 환자는 남자가 6만9163명, 여자가 9만348명이다. 여자가 남자의 1.3배에 달한다.

2017년 수술 환자 중 80대가 2만3530명, 90대가 2159명이다. 100세 이상은 34명이다. 남자 5명, 여자 29명이다.

100세인 수술 환자는 2007년 6명, 2012년 19명, 2015년 19명에서 2017년 34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수술대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 수술대에 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김광준 교수(노인의학)는 "주치의가 평가했을 때 수술하지 않으면 한달 내 사망할 확률이 높은 질환이면 초고령 노인이라도 수술을 한다. 대표적 질환이 고관절 골절이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척추질환·척추관협착증·디스크는 병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고, 통증 약을 먹어도 부작용이 생기는 등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질 때 수술한다. 수술의 이득이 부작용보다 크다면 적극적 치료로 간다"고 말했다.

암 수술을 받은 100세인이 드물게 생긴다. 2015년 한 100세인 여성이 위암 수술을, 2017년에는 또 다른 여성이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대장암 수술 100세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다. 2012년 1명, 2015년 2명, 2017년 1명이다. 2015년 1명이 남성이고 나머지는 모두 여성이다. 폐암·담낭암·갑상샘암·간암·췌장암 수술을 받은 100세인은 아직 없다.

2017년 기준으로 90대 초고령 노인이 가장 많이 받은 암 수술은 대장암이다. 165명이 수술대에 누웠다. 다음으로 위암 32명이다. 간암이 28명으로 의외로 많은 편이다. 유방암 13명, 담낭암 11명, 갑상샘 4명, 폐·췌장암이 각각 2명이다.

이들은 주민등록 기준 나이로 100세인이다. 실제로 그런지 알 수 없다. 90대인데 주민등록만 100세인으로 돼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100세 넘었는데 주민등록 나이가 90대로 적게 돼 있을 수 있다.

90대 수술을 받은 사람이 폐암과 췌장암 환자가 적은데, 이는 5년 상대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하여 암 환자가 5년 생존할 확률)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말 발표한 췌장의 5년 생존율은 11%, 폐암은 27.6%다.

김광준 교수는 "암 같은 질환의 경우 내버려두면 무조건 나빠지는 게 확실하고, 수술하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포괄평가를 해서 수술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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