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기념일 행사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에 "링컨기념관에서 열리는 '미국에 대한 경례(A Salute To America)' 행사는 정말로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일생일대의 쇼(show of lifetime)가 될 것"이라고 쓴 것처럼 볼거리가 많았다.
이날 행사는 정말 '쇼'처럼 치러졌는데, 미국의 군사력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었다. 28년 만에 군사 퍼레이드를 하고 전략 폭격기인 B-2와 F-35, F-22 전투기,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해군 곡예비행단인 '블루 에인절스' 등 20여대의 비행기가 축하 비행을 했다. 1000㎞ 이상 떨어진 육군 부대에서 에이브럼스 탱크 2대와 브래들리 장갑차 2대도 가져와 행사장 무대 앞에 전시했다.
당연히 큰 비용이 들었다. WP는 B-2 폭격기 등 무기 운용에 약 200만 달러, 각종 시설비 등에 25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비용 문제에 대해 "위대한 행사 비용은 그것의 가치에 비해 거의 들지 않는다"며 "우리는 비행기와 조종사를 보유하고 있고, 공항(앤드루스)은 바로 옆에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연료뿐"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을 납치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공공 예산을 들여 국가기념관에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당파적 선거 유세장을 만들어 갈등의 행사를 추진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도 했다. 트럼프가 연단에 오를 때 '에어포스원'이 저공비행을 하고, 대통령이 해안경비대·공군·해군·해병대·육군 순으로 호명할 때마다 각 군 소속 비행기들이 축하 비행을 했다.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고 독립기념일의 전통인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에 수도 워싱턴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역대 독립기념일은 미 국민이 자축하며 즐기는 날이지,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에 대중 연설을 한 것은 1951년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군사 퍼레이드는 1991년 걸프전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8000여명의 군인이 참가해 벌였던 퍼레이드 이후 28년 만이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