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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 8곳 신규 지정…학교별 동의율 비공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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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공모 신청에 반대하는 학부모들 모습. [중앙포토]

혁신학교 공모 신청에 반대하는 학부모들 모습. [중앙포토]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8곳을 신규 지정한 가운데, 학교별 교원·학부모의 동의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2곳 등 총 8곳을 새롭게 혁신학교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혁신학교 공모는 지난 4월 8일부터 7월 3일까지 약 3개월간 이뤄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혁신학교 공모에 신청한 학교 8곳을 모두 신규 지정했다”며 “학교 관계자와 구성원의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심의를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혁신학교로 지정된 곳은 아현초(마포)·미동초(서대문구)·봉래초(중구)·신암초(강동)·영희초(강남)·양남초(광진)·동구여중(성북)·연서중(은평구)이다. 이들 학교는 올해 9월 1일부터 2024년 2월까지 4년 6개월간 혁신학교로 운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마다 연 2회 서울형혁신학교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에 서울지역 혁신학교의 수는 총 221곳이 된다. 초등학교 164곳, 중학교 42곳, 고등학교 15곳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22년까지 혁신학교를 25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혁신학교 공모는 교원이나 학부모의 50% 이상 동의를 거친 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에 신규 지정된 8개 학교의 교원 평균 동의율은 70.49%, 학부모 평균 동의율은 70.05%였다.

서울시교육청 전경.(뉴스1 DB) ⓒ News1

서울시교육청 전경.(뉴스1 DB) ⓒ News1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별 비율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입장을 고려해 학교별 동의율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며 “8곳 모두 학부모와 교원의 동의율이 50%를 넘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원이나 학부모 동의율 50%를 근소한 차이로 달성해 학교별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김모(40·서울 강남구)씨는 “만약 학부모 동의율이 51%였을 경우 재학 중인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돼 공개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재학 중인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학교별 비율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반기 혁신학교 공모를 앞두고 진통을 겪은 학교들이 적지 않다. 학교 측에서 교원 동의만 얻어 일방적으로 혁신학교를 추진하려다 학부모와 갈등을 불거져서다. 서울 대곡초·개일초(강남)·양진초(광진) 등은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공모 신청을 추진했지만, 학부모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다. 학교 측은 혁신학교 전환 시 예산이 증가해 양질의 교육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은 학력저하를 우려하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들이 지난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현재 전국 초·중·고 1만1631곳 중 13%에 해당하는 1525곳이 혁신학교로 운영 중이다. 2009년 도입 당시 13곳에서 100배 넘게 증가했다.

혁신학교는 입시와 지식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활동 등 학생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학력저하 논란이 많아 교육열이 높은 강남지역에서는 특히 반대 목소리가 높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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