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업·공학계의 경고 “한국경제, 5년 내 구조개편 못하면 L자형 장기 침체 빠질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요 대기업들이 저성장 장기화의 늪을 탈출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항공기용 엔진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요 대기업들이 저성장 장기화의 늪을 탈출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항공기용 엔진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년 이내에 구조개편을 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 빠질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는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국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국내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들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 회원들이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에 대해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한목소리로 경고음을 울렸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회원 대상으로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261명의 회원이 참여한 1차 설문조사는 한국 경제 현황 진단과 원인에 대해 진행되었고, 이중 참여 의사를 밝힌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설문은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마련을 위한 심층 조사로 진행됐다.

1차 설문조사의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응답자의 80.8%가 향후 한국 경제는 ‘장기ㆍ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L자형 장기 침체 지속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중기 침체 후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는 16.1%에 그쳤다.

이 같은 장기ㆍ구조적 저성장세 지속 전망의 요인으로 대내적으로는‘노동시장 경직과 투자 및 고용 부진(51%)’을 가장 많이 꼽았고, 대외적으로는‘중국의 부상 등 글로벌 기술격차 감소와 기업경쟁력 약화(74.3%)’가 압도적이었다.

향후 한국의 장기ㆍ구조적 저성장세 탈피를 위해 가장 시급히 중점 추진돼야 할 정책과제로는‘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육성(49.8%)’과 ‘고용 및 노동시장 개혁(36.8%)’이 꼽혔다. 양극화 및 사회 갈등 해소라는 응답은 5.0%에 그쳐 응답자 대부분은 산업구조 고도화 및 세대교체를 노동개혁과 병행해 추진할 것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또는 위기가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응답자인 98.1%(매우 공감 59.0%, 대체로 공감 39.1%)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주력산업의 구조개편 미흡과 신성장산업 진출 미흡’(56.7%)과 ‘정부의 산업구조 전환 여건조성 및 정책대응 미흡’ (55.6%), ‘기존 법제도 및 규제의 신산업 진출 방해’(36.4%), ‘핵심 원천기술 확보 부족’(26.4%) 등과 같은 대내 요인들이, ‘중국의 급부상 및 주력과 신산업 추월’(19.5%), ‘미ㆍ중 무역전쟁과 보호주의 확대’(3.1%) 등 대외 요인들을 압도했다.

우리의 전통 주력 제조업이 경쟁력을 얼마나 유지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5%가 5년 이내라고 답했고, 첨단기술기반 신산업이 미래 우리의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는 63.2%가 5년 초과 10년 이내라고 답했다. 즉 우리가 향후 5년 안에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하면 10년 후를 장담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국내 제조업을 향후 10년 기준으로 ‘지속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급격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산업’, ‘새로운 주력 제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등으로 구분해 각각 세부분야를 꼽아달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지속성장 산업군’으로는 반도체ㆍ통신기기ㆍ디스플레이가 ‘구조개편 산업군’으로는 조선ㆍ자동차ㆍ건설이‘신성장 산업군’으로는 바이오헬스 및 의료기기, 이차전지ㆍ5G통신이 각각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한국 산업구조 개편에 대한 이번 연구는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전략산업별로 구조전환 방안을 마련해 국가의 지속성장을 추진하기 위함”이라면서, “이를 위해 한국공학한림원은 ‘산업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9일 열리는 첫 오픈포럼을 시작으로 2020~2021년에 걸쳐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 비전과 행동계획인‘인더스트리 트랜스포메이션 2030’을 단계적으로 연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