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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숙박공유' 외면하는데…에어비앤비, 지난해 한국 경제에 1조3700억원 효과

중앙일보

입력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한국 경제에 미친 효과가 1조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1월 국내 이용자 1700여 명을 포함, 전 세계 호스트와 게스트 22만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에어비앤비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호스트 수입과 게스트 소비 추정액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에어비앤비 총 방문객은 294만명이었다.

같은 해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에 미친 경제 효과는 1000억 달러(한화 110조원)로, 1조3700억원의 한국은 순위로는 세계 16위였다. 현재 국내 에어비앤비는 거주지(가정집)의 빈방에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내국인은 농어촌 지역 가정집과 숙박업 등록이 된 도심 숙박업소만 이용할 수 있다.

경제적 효과 면에서 세계 순위 6위(35억 달러, 약 4조820억원)를 차지한 일본의 경우, 내국인의 에어비앤비 이용이 자유롭다. 주인이 사용하지 않는 빈집도 에어비앤비로 쓸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한국이 숙박 공유에 제약이 가장 많은 편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들이 합동으로 발표한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 발표문'에선 숙박공유ㆍ승차공유ㆍ원격진료 등 기존 업계와 첨예한 갈등을 빚는 사항들이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세계 서비스업의 흐름이 아마존ㆍ넷플릭스 같은 플랫폼 경제, 공유경제로 넘어가고 있는데 공유경제 현안이 정부 전략에 포함돼있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는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했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과도 맞지 않는다. 해당 방안에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내국인에게도 도심 숙박공유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기존 숙박업계가 강한 반발을 보이면서 6개월째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답보 상태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2년 6개월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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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이용 화면 [사진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이용 화면 [사진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분석 결과엔 지역 상생 효과도 있었다. 국내 호스트 중 53%가 "게스트에 동네 맛집을 추천해준다"고 답했다. 게스트가 지출한 금액 중 평균 40%는 주변 동네에 쓰였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때도 강원 지역이 낙수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강원 지역 에어비앤비 호스트 수입의 중간값은 391만원으로 전년 대비 106%가 증가했다. 이용자 수는 125% 증가한 20만340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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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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