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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내일 총파업…전국 초·중·고 급식 대란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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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일 오후 대전 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학교급식 조리원들이 식판 등 청소 정리를 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들은 기본급 인상과 정규직과의 차별해소 등을 이유로 오는 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뉴스1]

2일 오후 대전 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학교급식 조리원들이 식판 등 청소 정리를 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들은 기본급 인상과 정규직과의 차별해소 등을 이유로 오는 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뉴스1]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3일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 등이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돌봄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파업 첫째 날인 3일 서울지역 초·중·고 105곳의 급식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일 연대회의와 막판 교섭에 나서 6시간 가까이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동안 교육부 교육근로지원팀장은 “교육부·교육청은 교육공무직의 임금인상·처우개선과 관련해 앞으로 협의해 나갈 것을 연대회의 측에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며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파업을 최소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교섭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 이뤄졌다. 서울 서초구에서 시작해 서울 용산구 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협상 장소를 두고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과 노조 간의 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노사 간의 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이 달라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 직종 기본급의 평균 6.2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7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벌인 끝에 ‘기본급의 1.8%’만 인상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발했다.

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규모는 예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대회의 조합원은 전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14만20000여명)의 66%인 9만5000여명이다. 2년 전보다 2만여명 늘어났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5만여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총파업을 앞두고 열린 교육당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간 막판 협상에서 양측 실무교섭단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총파업을 앞두고 열린 교육당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간 막판 협상에서 양측 실무교섭단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은 총파업이 진행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국공립 초·중·고 1026곳에서 근무 중인 교육공무직 1525명이 3일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지역 교육공무직(1만8808명)의 약 8.1%에 해당하는 숫자다.

서울지역의 경우 파업으로 대체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는 105곳이다. 이 중 77곳은 빵이나 우유 등 대체급식을 제공하고, 25곳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게 할 예정이다. 서울 묵동초(중랑)·신동초(서초)·대모초(강남) 세 곳은 이날 단축수업을 실시한다.

나머지 초·중·고 921곳에서는 급식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92곳은 파업과 관계없이 급식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129곳은 현재 기말고사를 진행 중이라 급식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4일과 5일에 급식이 중단되는 학교는 각각 76곳, 5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돌봄 공백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설명이다.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 후 과정은 파업기간에도 모두 정상 운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과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 1일부터 교육공무직 파업 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라며 “급식과 돌봄에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교육청은 파업대책반 등을 설치해 학생·학부모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총파업 첫날인 3일 도내 국공립 초·중·고 2260곳에서 5000여명이 넘는 교육공무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식중단 학교나 돌봄교실 운영 현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전민희·최은경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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