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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론 인수 실패한 중국 국영기업 “D램 직접 만들겠다”

중앙일보

입력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淸華紫光) 그룹이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도중 추가관세 유예 및 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칭화유니는 지난달 30일 자체 D램 사업군을 새로이 구성했다. D램 사업군 회장에는 댜오스징 전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처장, 최고경영자(CEO)에는 가오치취안 전 대만 이노테라 회장이 각각 임명됐다.

칭화유니 그룹은 중국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가 과학기술 연구성과 상용화를 위해 1988년 설립한 첫 산학연계 기업이다. 칭화대에서 100% 출자해 설립한 칭화홀딩스가 이 회사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4년 전인 칭화유니는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D램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하곤 세계 시장의 사실상 유일한 D램 업체다. 이들 3개 업체는 지난해 5월부터 중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D램 가격 담합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2.7%)가 1위, SK하이닉스(29.9%)와 마이크론(23.0%)이 그 뒤를 잇는 등 사실상 이들 '빅3'가 장악하고 있다.

칭화유니는 현재 자회사인 양쯔메모리(YMTC·長江存儲)를 통해 낸드플래시만 생산하고 있다. YMTC는 D램 양산 능력은 없지만, 연말까지 64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칭화유니, D램 대비 난도 높은 낸드 양산능력 공언

반도체 업계에선 칭화유니의 D램 생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자회사 YMTC가 생산하고 있는 낸드플래시가 난이도 측면에서 볼 때 D램보단 기술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유화 제스처에 더해 이번 미-중 무역 사태가 장기적으로 갈 것으로 판단, 자체적인 D램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따라 반도체 굴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서 변수다. 칭화유니에 앞서 푸젠진화는 D램 반도체를 양산하려던 계획을 잠정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후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거부하는 까닭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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