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신동연의 드론이 뭐기에(25)
러시아 국방부가 '올빼미 드론'을 공개했다. 올빼미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형태로 위장한 적군 정찰용 드론이다. 지난달 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군사엑스포에서 핵무기, 무인 탱크 등 최첨단 무기와 함께 선보였다.
얼굴과 날개, 꼬리가 뚜렷한 올빼미 형상이다. 관계자는 “올빼미가 날갯짓할 때 소리가 거의 없는 것처럼 소음도 적고 새처럼 위장돼 적군의 포대나 항공대를 정탐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라며 “드론이 멀리서 날아가는 모습은 실제 올빼미와 구분이 힘들 정도”라고 한다.
이 드론은 부리 쪽에 장착된 카메라로 적진을 촬영할 수 있고 내장된 레이저 빔 장치로 표적을 탐지할 수도 있다. 장착된 렌즈는 약 10m 떨어진 목표물까지 식별이 가능하다.
러시아 안보 전문매체 '즈베즈다'에 따르면 드론의 무게는 5kg 정도로 가볍다. 비행시간은 40분 정도로 20km를 날 수 있다. 병사 한 명이 휴대하다가 공중에 띄울 수 있게 디자인됐다. 실전에 적용해 보고 성과가 좋으면 전군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에 공개된 모형은 유럽에서 서식하는 흰눈올빼미보다 조금 더 크다. 지상에서는 올빼미 드론의 정체를 발견하기 힘들 것"이라며 "덕분에 눈에 띄지 않고 목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올빼미 드론에 이어 매나 독수리 등 다른 맹금류 형태로도 개발하고 그에 맞는 울음소리를 낼 수 있도록 스피커도 장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드론 공개는 러시아가 올빼미 드론을 개발해 온 미국보다 한발 앞서 완성품을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은 이미 정보고등연구기획국(IARPA)주도로 'The Great Horned Owl(GHO)'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GHO프로그램은 적진에 투입된 드론이 적에 노출되지 않고 원활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 탐지 및 정찰(ISR)’용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자들의 주요 관심은 어느 장소든 이·착륙이 가능한 VTOL무인기와 초저소음으로 적에게 발각되지 않게 하이브리드 터빈-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는 전기로, 전기는 추력으로 바꾸는 것이다(그림 참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D-Star Engineering은 차세대 저소음 추진 시스템 개발을 위해 480만 달러(약 55억5천만 원)를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군사엑스포에는 여러 가지 러시아 군사용 드론이 선보였다. 드론 산업의 출발이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보다 다소 늦은 러시아는 민간용보다 군사용 드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동연 드론아이디 세일 마켓 담당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