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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 발표 아이오아이 성공할까…아이즈원과 차별화 관건

중앙일보

입력

2017년 1월 열린 제31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참석한 아이오아이. [뉴스1]

2017년 1월 열린 제31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참석한 아이오아이. [뉴스1]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결국 재결합을 발표했다. 2016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을 통해 결성된 이후 8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활동했던 프로젝트 그룹의 한계를 딛고 활동 기간을 연장한 것. 2017년 1월 마지막 콘서트를 마치고 “어디서든 불러만 주시면 5년 뒤 다시 나오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던 이들로서는 2년 반 만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다.

해체 2년 반만에 9인조로 10월 컴백 #전소미·유연정 빠지고 프리스틴 해체 #솔로 성공한 청하 역할 기대 높아져

제작사 스튜디오 블루와 매니지먼트를 맡게 된 스윙엔터테인먼트 측은 “9인조로 컴백을 최종 확정했다”며 “올해 10월 새 앨범 발매를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지난달 YG 산하 더블랙레이블에서 데뷔 싱글 ‘벌스데이(Birthday)’를 발표한 전소미와 우주소녀에 합류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연정은 불참한다는 입장이다.

‘프듀’ 활동 8개월서 5년으로 늘어나 

Mnet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 ‘프로듀스 X 101’ 출연진. [일간스포츠]

Mnet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 ‘프로듀스 X 101’ 출연진. [일간스포츠]

사실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설은 잊힐 만하면 다시 흘러나왔다. 이후 워너원ㆍ아이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 시리즈가 현재 네 번째 시즌인 ‘프로듀스 X 101’을 진행하고 있고, 새 시즌을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이들의 향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파생된 그룹이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아이오아이가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도 높은 관심을 자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 그룹은 활동 기간을 대폭 연장했다. 그 결과 폭발적인 팬덤을 자랑한 워너원은 18개월 동안 약 350만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26개월간 활동 예정인 아이즈원은 걸그룹 최초로 올 상반기 일본 신인 아티스트 매출 랭킹 1위(약 55억원)에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AKB48과 합작해 만든 ‘프로듀스 48’의 경우 시청률과 화제성은 예전 시즌에 비해 저조했지만, 데뷔 이후 더 큰 화제를 모으며 시리즈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달 발표될 ‘프로듀스 X’ 그룹의 활동 기간은 5년. 통상 아이돌 그룹 계약 기간인 7년과 맞먹을 정도다. Mnet 관계자는 “K팝 그룹의 해외 공연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월드투어를 한 번 진행하면 3~4개월은 금방 지나간다. 글로벌 그룹을 염두에 둔다면 일정 기간 이상 활동이 담보될 필요가 있다”며 “워너원의 활동 기간 연장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었으나 일단 데뷔하고 나면 기획사 간 이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해체를 발표한 프리스틴. 임나영과 주결경 등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소속돼 있었다. [일간스포츠]

지난달 해체를 발표한 프리스틴. 임나영과 주결경 등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소속돼 있었다. [일간스포츠]

아이오아이 해체 이후 뿔뿔이 흩어진 인기도 이들의 재결성에 한몫했다. 멤버 중 정채연은 다이아, 김세정ㆍ강미나는 구구단, 최유정ㆍ김도연은 위키미키, 임나영ㆍ주결경은 프리스틴으로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6년 음반ㆍ음원 판매량 기준 걸그룹 순위는 트와이스ㆍ여자친구ㆍ아이오아이 순이었지만 2017~2018년엔 후속 그룹 중 한 팀도 1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한 것. 결국 프리스틴은 지난달 결성 2년 만에 해체를 발표했다.

개별 멤버 인기에도 팀 성적은 저조 

지난달 24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플러리싱’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연 청하. [뉴스1]

지난달 24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플러리싱’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연 청하. [뉴스1]

되려 프로그램 방영 도중에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솔로로 데뷔한 청하는 데뷔곡 ‘와이 돈츄 노우(Why Don't You Know)’부터 지난달 발표한 ‘스내핑(Snapping)’까지 5연속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고, 여성 솔로 가수로서는 유일하게 골든디스크 음원 부문 본상을 수상하는 등 차세대 여성 아티스트로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특히 블랙아이드필승과 함께 만든 ‘롤러 코스터’와 ‘벌써 12시’로 춤과 노래는 물론 퍼포먼스까지 완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헤이즈ㆍ선미ㆍ청하가 함께 여성 아티스트의 선전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청하의 상승세가 단연 눈에 띈다”며 “솔로 가수로 이미 자리 잡은 청하가 아이오아이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신곡 ‘어 오’를 발표한 (여자)아이들. 강인한 매력이 돋보인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6일 신곡 ‘어 오’를 발표한 (여자)아이들. 강인한 매력이 돋보인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전소연은 아이오아이 멤버로 최종 선발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여자)아이들로 데뷔해 프로듀서로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데뷔곡 ‘라타타(LATATA)’부터 지난달 발표한 ‘어 오(Uh-Oh)’까지 작사ㆍ작곡을 도맡아 하면서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를 꾀하는 데 성공한 것. (여자)아이들과 아이오아이는 지난해 신인상을 양분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은 “보이그룹의 경우 멤버들이 제작에 참여하는 셀프 프로듀싱이 보편화되고 있는 반면 걸그룹은 그런 경우가 많지 않아서 해외 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멤버별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보컬 운용이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너무너무너무’ 같은 대중성 뒷받침돼야

‘프로듀스 101’ 시즌3을 통해 결성된 아이즈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사진 오프더레코드]

‘프로듀스 101’ 시즌3을 통해 결성된 아이즈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사진 오프더레코드]

그렇다면 다시 만난 아이오아이는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같은 ‘프로듀스’ 시리즈의 팬덤을 등에 업고 출발한 만큼 직속 후배인 아이즈원과 차별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아이돌 팬덤은 꾸준히 함께하겠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아이오아이 팬들은 아이즈원으로 많이 이동한 상황이라 파급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듀스’ 자체가 한 명에게 투표하는 구조여서 파생그룹 내에서도 멤버별 인기 격차가 커져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줄이고 다시 한 팀으로 융화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팬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아이즈원에서 아이오아이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반응이 많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데뷔 초반 발표한 ‘드림 걸스(Dream Girls)’나 ‘와타맨(Whatta Man)’ 등은 팬덤 크기에 비해 음원 성적이 저조했다며 “박진영과 손잡고 만든 ‘너무너무너무’처럼 대중적인 곡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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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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