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업가 변신한 중국유학생 왕홍 "메이드인코리아만 판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뉴(본명 뚜위·23)는 '한국왕홍'이다.
중국인이지만, 한국에서 거주하며 한국 제품을 중국 소비자에 판다. SNS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방송 소재에서부터 제품 구매,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는 일까지 겸한다. 인플루언서(SNS에서 구독자가 많은 유명인)이자 바이어, 무역업자다. 뉴뉴처럼 패션·뷰티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왕홍은 3000여 명에 이른다.

방송 중인 왕홍 '뉴뉴.' [사진 타오바오 글로벌]

방송 중인 왕홍 '뉴뉴.' [사진 타오바오 글로벌]

뉴뉴는 모바일을 통한 실시간 방송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다. 동대문 의류 도매상점이 문을 여는 새벽이 '뉴뉴 방송국'의 온에어 시간이다. 전 세계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거느린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글로벌이 주 무대다. 왕홍 경력은 올해로 3년째, 팔로워는 약 9만명이다. "또래인 20대 여성 소비자에게 친구처럼 수다를 떠는 방송"으로 팔로워 수를 늘렸다. 여려 보이지만, 하루 6~8시간 계속 방송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도 강하다.

타오바오 글로벌의 구독자는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 팔로워와 다르다. 방송을 본 후 구매로 이어지는 구독자로 "오픈마켓 회원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타오바오 글로벌에 '우아(wua)'라는 온라인숍 형태로 입점해 있다.
1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뉴뉴를 만났다. 이날 롯데면세점은 한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왕홍 500명을 초청해 롯데호텔에서 한국 뷰티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쇼'를 열었다. 중국 뷰티 트렌드를 주도하는 왕홍 이벤트는 면세점의 주요 마케팅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뉴뉴에게 한국왕홍의 삶에 관해 물었다.

일과가 어떻게 되나
"동대문 도매상가의 옷을 소개하기 때문에 방송 시간은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다. 보통 하루 6~8시간 정도, APM·DDP의 도매상점 3~5개를 돌아가며 방송한다. 모바일로 촬영하는 파트너와 둘이 움직인다. 쉬는 날이 거의 없다. 팔로워가 다른 방송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올해 독감으로 3일 쉰 것 빼고는 매일 방송했다. 방송이 끝나면 새벽에 다시 동매문을 돌며 다음날 방송할 가게를 찾고 옷을 고른다. 사무실로 가면 새벽 5시다. 그날 입은 옷과 다음날 방송할 옷을 정리하고 집에 간다. 이후 잠을 자고, 일상은 오후부터 시작된다."
학생 신분인데, 힘들지 않나. 지난 학기 학점은  
"그래서 주로 오후 수업을 듣는다. 힘들지만 재미있게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지난 학기 학점은 4.1(4.5 만점)이다." 
가장 많이 팔았을 때는
"(하루 방송에) 티셔츠 8000장 팔았을 때가 지금까지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런 날은 많지 않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적자가 날 때도 있었다.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매출 신고는 성실하게 하고 있다." 
수익 구조가 궁금하다
"라이브방송을 본 중국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들여 중국으로 보낸다. 많이 사면 도매가로 살 수 있지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 어떤 경우엔 소비자가로 사는 경우도 있다.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 
방송 소재 선택에서부터 무역까지 혼자 하는 건가  

"방송은 둘이 한다. 방송할 소재 선택은 혼자 하는 편이다. 가격을 딜(Deal) 할 때도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으로 보내는 일은 파트너가 있다. 옷을 중국으로 보내는 일은 회사에서 한다. 따로 법인이 있다. 소속 왕홍은 나 하나뿐이다."

누가 옷을 사나 
"주로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 중국인 여성이 대부분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류에 민감한 소비자다. 티셔츠와 청바지 등 캐주얼 옷을 자주 소개했는데, 최근엔 '여자 여자 하는(여성스러운)' 원피스 등을 자주 다룬다. 최근 한국에서 이런 옷들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연두 컬러가 유행이라 이런 제품도 자주 다룬다."
한국의 패션·뷰티에 대한 중국 소비자 반응은
"경쟁력이 있다. 동대문의 옷을 만져보면 재질이 다르다. 광저우(중국) 옷과는 다르다. 그래서 방송하는 옷도 반드시 '메이드 인 코리아'만 선택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소비자들한테 외면받는다. 중국에서 한류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국의 제품에 대한 선호는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