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의 깜짝 만남과 함께 화제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채경훈 청와대 행정관이다. 채 행정관은 30일 전세계의 눈길이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에 쏠렸을 때 문 대통령 옆에 바짝 붙어 통역을 수행해 카메라에 자주 노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채 행정관이 14개 국어를 구사한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영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에 능통하며 베트남어·태국어·필리핀어·인도네시아어 등은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언어 천재다", "어쩐지 한 사람이 계속 통역을 하던데 그 이유를 이제 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채 행정관은 1일 한국일보를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채 행정관이 어린 시절 영국에서 공부해 영어에 능통한 인재인 건 맞지만, 14개국어를 구사한다는 이야기는 해당 나라들에서 영어로 통역한 경험이 부풀려져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 행정관은 2007년 영어 능통자 전형으로 외무고시 41회에 합격한 직업 외교관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파견돼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방문 때부터 영어 통역을 수행해왔다. 채 행정관은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3년간 영국 런던에서 수학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채 행정관은 청와대 파견 전까지는 외교부 북서아프리카과와 대북정책협력과 2등 서기관, 주 미국 대사관 1등서기관을 거쳐 2016년부터 주콩고 대사관 참사관 겸 영사로 재직했다.
지난해 김동조 전 외무장관 가족이 설립한 해오재단이 수여하는 해오외교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콩고 방문 한국기업 대표단의 현금 분실사건 및 콩고 주재 교민사업가의 부당한 경찰 연행사건을 해결하는 등 우리 교민 보호에 적극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