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땅 밟았다

중앙일보

입력 2019.07.01 00:24

업데이트 2019.07.0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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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 땅을 밟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안내로 군사분계선 경계석을 넘고 있다. 10여m 북측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 두 정상이 자유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서 남·북·미 판문점 3자 회동이 성사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 땅을 밟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안내로 군사분계선 경계석을 넘고 있다. 10여m 북측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 두 정상이 자유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서 남·북·미 판문점 3자 회동이 성사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북·미 관계 역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나 회담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53분간 회담을 갖고 중단됐던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김정은과 53분 판문점 정상회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군사분계선 넘어 1분간 머물러
트럼프 “2~3주 내 실무팀 꾸려 협상”
문 대통령 동행 남·북·미 정상 회동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122일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46분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했고,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0보가량 걸어 북한 지역으로 1분가량 넘어갔다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은 건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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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군사분계선 남쪽의 판문점 남측 지역에 있는 자유의집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북·미) 실무협상을 하겠다”며 “이후 더 역사적인 결과들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강력 요구해 온 대북제재와 관련해선 “언젠가 대북제재를 해제하기 바라고, 협상하다 보면 제재가 해제되지 않겠냐”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속도보다는 올바른 협상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견지했던 입장으로 협상은 진행하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수정하지 않겠다는 선 긋기로 풀이된다.

트럼프 “서두를 필요 없다,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 추구”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오산 공군기지를 찾아서는 “나는 실제로 북한 땅을 밟았고, 그들은 그것이 ‘매우 역사적 순간이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지금 당장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며 워싱턴 방문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자유의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나서며 “우리의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북남 사이 분단의 상징이면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면서 만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둘 사이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런 강력한 관계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더욱 좋은 뉴스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찾은 판문점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동행해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과 미국 대통령이 함께하는 남·북·미 깜짝 3자 회동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의집으로 걸어온 김 위원장을 반갑게 맞았고, 남·북·미 3자 정상이 환담을 나눴다.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강조했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판문점은 남과 북, 미국이 전쟁을 치른 분단의 현장”이라며 “교착 상태의 회담에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시간보다 2시간 늦은 오후 6시 56분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 로드맨 수행원, 김정은 통역으로=이날 김 위원장의 통역으로 등장한 남성은 과거 미국의 괴짜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의 2017년 방북 당시 수행을 맡았던 인물이라고 워싱턴포스트 애나 파이필드 기자가 트위터에 밝혔다.

정용수·강태화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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