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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부작용 걱정되는 통풍 치료제 안전성·효과 탁월한 신약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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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 ‘통증만 심한 병’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다. 진단도 쉽지 않고 만성화하는 데다 심각한 합병증까지 초래한다. 더구나 치료제가 있지만 현재 처방되는 약들은 안전성을 완전히 담보하지 못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대병원 송정수(류마티스내과) 교수에게 통풍이라는 질환과 치료 전망에 대해 들었다.

송정수 교수는 머지않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풍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송정수 교수는 머지않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풍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통풍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터뷰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014년 30만8725명이던 환자 수가 지난해 43만953명까지 늘었다. 통풍은 고기나 생선에 있는 필수아미노산인 퓨린이 대사를 거쳐 요산으로 만들어진 뒤 소변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체내에 쌓이는 질환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노화로 요산이 쌓이기 쉬운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환자가 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률이 전체 인구 중 약 2%(2016년 기준)로 높다.”

-통증 등 증상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요산이 소변으로 적게 빠져나가고 혈액으로 들어가 각 조직으로 퍼지면서 나트륨과 만난다. 그러면 바늘 모양의 결정인 나트륨요산염이 된다. 이걸 면역체계가 이물질로 인식해 백혈구가 달라붙고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포화용액의 온도가 떨어지면 결정이 생기듯 체온이 떨어지는 곳일수록 결정이 잘 생긴다. 주로 발끝부터 통풍이 생기는 이유다.”

-체내에서 요산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일 텐데.

 “그렇다. 통풍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요산 자체가 과다하게 생성되는 경우(과다생성형)와 생성된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경우(배출저하형)다. 국내 환자 중 90%가 배출저하형이다. 통풍의 원인과 종류에 따라 약물치료를 한다. 과다생성형은 요산생성억제제, 배출저하형은 요산배설촉진제를 쓴다고 보면 된다.”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요산생성억제제로는 알로푸리놀(이하 성분명), 페북소스타트, 요산배설촉진제로는 벤즈브로마론, 프로베네시드가 대표적인 약제다. 저마다 특징이 있다. 알로푸리놀은 1960년대에 개발돼 가장 오래된 약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통풍약이다. 근데 효과가 좀 약하다. 페북소스타트는 2012년 일본에서 개발된 약으로 효과가 알로푸리놀의 두 배 이상이다. 요산배설촉진제 중에선 프로베네시드의 효과가 약하다. 미국에선 쓰지만 우리나라에선 거의 안 쓴다. 반면 벤즈브로마론은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근데 통풍 치료제와 관련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알로푸리놀은 2%에서 두드러기·스티븐스존슨증후군·독성표피괴사용해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더 좋은 약이 나온다면 퇴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페북소스타트는 부작용이 별로 없다고 알려졌었는데, 지난해 3월 저명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알로푸리놀 사용 그룹보다 사망률이 약 1.3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페북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로 더는 쓰지 못하게 했다. 벤즈브로마론은 요로결석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요로결석이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효과가 작다. 설사 등의 부작용도 있다. 우리나라엔 아직 없지만 미국에선 독성 간염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현재로선 처방이 쉽지 않겠다.

 “복잡한 시기다. 딜레마도 있다. 요산생성억제제의 경우 지난해 이슈가 된 페북소스타트를 사용하자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고, 이 약을 안 쓰면 다시 알로푸리놀로 돌아가야 하는 데, 그것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은 미국 사람과 달리 알로푸리놀 부작용이 더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러기는 위험하다. 다행스러운 건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 중인 약은 어떤 약인가.

 “요산배설촉진제다. 현재 사용되는 약보다 합병증·부작용 위험이 작은 약이다. 그중 하나가 JW중외제약에서 개발 중인 ‘URC102’다. 직접 임상시험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임상 2b상에 돌입했다. 기대가 많이 된다.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꽤 좋다. 요산 수치가 잘 떨어지고 요로결석 등 기존 약에서 나타나던 부작용도 거의 없다. 현재 임상 2b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이 임상시험은 2020년에 완료할 계획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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