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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어니 엘스 꿈꾸는 임성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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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 시즌 PGA 투어에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임성재. 키 1m81㎝인 그는 어니 엘스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스윙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PGA 투어에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임성재. 키 1m81㎝인 그는 어니 엘스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스윙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연합뉴스]

어니 엘스(50·남아프리카공화국)는 물 흐르는 듯한 스윙의 대명사다. 큰 체구(1m91㎝)에도 부드러운 스윙을 한다고 해서 ‘빅 이지(Big Easy)’라는 별명이 붙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새내기 임성재(21)도 부드러운 스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키는 엘스보다 10㎝ 작은 1m81㎝이지만 부드러운 스윙 자세는 엘스를 연상시킨다.

올해 PGA투어 신인왕 유력 #물 흐르는 듯한 스윙 돋보여

지난해 PGA 웹닷컴 투어(2부)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뒤 1부 투어에 뛰어든 그는 올 시즌 27개 대회에 출전, 톱10에 6차례나 입상했다. 컷을 통과한 건 19차례다. 화려하진 않아도 꾸준함이 돋보인다. 임성재는 부드러운 스윙과 꾸준한 성적 덕분에 동료 선수들이 투표로 선정하는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어니 엘스. [AFP=연합뉴스]

어니 엘스. [AFP=연합뉴스]

미국의 골프닷컴은 26일 임성재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어니 엘스도 스윙을 칭찬했다. 엘스는 “임성재는 모든 플레이를 골고루 다 잘한다. 드라이브샷을 멀리 치고, 칩샷도 좋다. 견고한 퍼트 능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던 애런 와이즈(23·미국)도 “임성재와 함께 플레이하는 걸 즐긴다. 그는 부드러운 스윙을 한다. 나도 한 번 따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PGA 투어 각종 기록 부문에서 임성재는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97위(293.1야드),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60위(65.12%), 그린 적중률은 55위(67.55%)다. 그러나 임성재의 스윙은 유난히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테이크 어웨이 동작부터 부드럽다. 백스윙을 천천히 한 뒤 다운스윙과 임팩트를 마칠 때까지 2초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백스윙을 하는 동작은 마치 슬로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 다운스윙 동작은 간결하고 컴팩트하다. 고교 2학년 때부터 그를 지도한 최현(43) 코치는 “임성재는 매번 똑같은 자세로 샷을 하려고 노력한다. 미스 샷 없이 늘 똑같이 치는 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미국 무대 경험이 쌓이면서 샷이 더 견고해졌다”고 칭찬했다.

임성재. [AP=연합뉴스]

임성재. [AP=연합뉴스]

임성재는 스윙 리듬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백스윙의 톱에서는 클럽이 지면과 평행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그가 견고하면서도 콤팩트한 스윙을 할 수 있는 건 꾸준한 노력의 산물이다. 골프장마다 기후와 환경이 각기 다른데도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샷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틈틈이 자신의 샷을 찍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최현 코치에게 보낸 뒤 자세를 점검한다. 최 코치는 “예전에는 팔로 공을 치는 느낌이 강했다. 힘을 실어 똑바로 멀리 가게 하려면 팔이 아닌 몸으로 쳐야 한다. 그러다 보니 백스윙을 좀 더 천천히 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백스윙은 천천히 하되 자세는 더 간결해졌다.

오는 12월 열리는 프레지던츠컵(미국 대 세계연합팀 대결)을 앞두고 세계연합팀 단장을 맡은 어니 엘스는 임성재를 눈여겨보고 있다. 엘스는 “임성재가 있으면 연말 프레지던츠컵이 훨씬 재미있어질 것이다. 우리 팀에는 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프레지던츠컵은 오는 12월 9~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다. 골프닷컴은 “엘스의 마음속에 임성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임성재는…

출생 1998년 3월 30일(제주)
체격 1m81㎝, 82㎏
출신교 한라초-계광중-천안고-한국체대(재학 중)
프로 입문 2016년
주요 성적 2018 PGA 웹닷컴투어(2부) 상금왕,
올해의 선수, 신인왕
시즌 성적 27개 대회 출전 톱10 6회,
페덱스컵 포인트 26위
(902점·26일 기준)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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