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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광화문 천막 철거…우리공화당 5시간 뒤 재설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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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시는 두 달 가까이 유지된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광화문광장 천막을 25일 오전 6시 40분 강제철거했지만, 5시간 만에 우리공화당 측은 새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천막 잔해물을 옮기고 있다. [최정동 기자]

서울시는 두 달 가까이 유지된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광화문광장 천막을 25일 오전 6시 40분 강제철거했지만, 5시간 만에 우리공화당 측은 새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천막 잔해물을 옮기고 있다. [최정동 기자]

서울시가 25일 오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불법 천막을 전격 철거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 점거물을 행정대집행으로 철거했다는 서울시에 대해 우리공화당이 반발하면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 “불법 안돼 단호히 대처” #공화당 “폭력행사 민주주의 파괴” #세월호 천막 때와 달라 편향 논란 #일각 “박 , 친여 지지층 어필 전략”

이날 행정대집행은 속전속결이었다. 오전 5시 20분쯤 철거를 시작, 6시 40분쯤 끝냈다. 경찰 24개 중대 1200명, 직원 570명, 용역업체 직원 400명, 소방 100명 등 2270명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포크레인 등 장비와 인력에 투입된 행정대집행 비용으로 약 2억원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하고, 지난달 10일부터 47일 간의 무단 점거에 대한 변상금 약 220만원도 부과할 계획이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높이 3m 정도의 화분 15개가 놓였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철거 5시간 만에 조립식 형태 천막 3동을 다시 설치했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대변인은 “비무장·비폭력 시민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용역업체를 부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주주의 파괴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불법 천막이 놓여있던 자리에 서울시가 가져다 놓은 나무가 놓여 있다. [뉴시스]

불법 천막이 놓여있던 자리에 서울시가 가져다 놓은 나무가 놓여 있다. [뉴시스]

하지만 박 시장측은 “우리공화당과의 충돌이 손해볼 게 없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박 시장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U20 월드컵 축구 거리 응원도 못 할 정도로 국민을 불편하게 한 부당한 행위에 과감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도 박 시장이 선제 조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원순

박원순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법은 용인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도 적법 절차를 무시하거나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0일 천막이 설치됐을 때에도 “서울시의 허가 없는 광장 점거는 불법”이라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날 오후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에 비해 서울 시정은 주목도가 떨어진다. 박 시장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생겼을 때 순발력있게 움직여 당 지지층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시장의 이번 철거 조치가 형평성 시비에 휩싸일 가능성은 있다. 서울시는 2014년 4·16 가족협의회가 광화문 광장에 불법으로 설치한 세월호 추모 천막 3동에 대해 4년 넘게 강제 철거를 하지 않고 변상금만 받았기 때문이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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