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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면 나오는 ‘꼬르륵 꼬르륵’ …멈추게 하는 방법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유원희의 힘 빼세요(12)

병원은 편안함보다는 긴장감을 주는 장소이다. 잔뜩 긴장한 환자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때가 있다. 그럴때면 서로 민망하지 않도록 헛기침을 하거나 간호사에게 말을 걸어 상황을 마무리한다. [사진 pxhere]

병원은 편안함보다는 긴장감을 주는 장소이다. 잔뜩 긴장한 환자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때가 있다. 그럴때면 서로 민망하지 않도록 헛기침을 하거나 간호사에게 말을 걸어 상황을 마무리한다. [사진 pxhere]

병원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엄숙한 곳, 두려운 곳'일 것이다. 함부로 농담할 수 없는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 의사가 온 신경을 집중해 진료와 치료가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픈 사람이 찾는 곳이기에 편안함보다는 긴장감을 주는 장소로 인식하게 된다.

진료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해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병원의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대하는 병원 관계자의 태도와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멋들어진 인테리어가 아니어도 소박하고 허름해도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들이 있다. 마치 오래된 식당에서 옛 정취를 느끼며 식사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반대로 번쩍거리는 샹들리에로 장식된 익숙지 않은 식당이 좀처럼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처럼.

이와 비슷한 일 진료실에 일어나곤 한다. 잔뜩 긴장한 환자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이다. 긴장했거나 배가 고파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어떨 땐 의사인 나에게 꼬르륵 소리가 나거나 옆에서 치료를 돕는 위생사의 뱃속이 소리의 진원지일 경우도 있다.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서로 무안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에헴" 헛기침을 하기도 하고, 간호조무사나 위생사에게 치료에 관한 말을 걸어 그 상황을 마무리한다.

배려의 ‘베드사이드 매너’로 적절히 대처하여 진료를 마친다. 긴장한 환자에게 더 스트레스를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매너가 요구되는 상황들이 종종 의사에게 발생한다.

치과 진료 의자에 누워 있으면 환자는 온갖 상상을 하며 긴장한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긴장이 초고조에 달하며 예민해진다. [사진 pixabay]

치과 진료 의자에 누워 있으면 환자는 온갖 상상을 하며 긴장한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긴장이 초고조에 달하며 예민해진다. [사진 pixabay]

혹자는 치과 치료받는 것을 '극한체험'이라 혹평하지 않았던가. 치과의 특유의 약품 냄새를 맡으며 진료 의자에 누워 있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의사가 언제 뾰족한 바늘로 나를 갑자기 찌르지 않을까?', '말도 없이 갑자기 입을 이리저리 뒤져보진 않을까?', '담배 냄새나는데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치료하는 건 아닐까?' 많은 치과 치료들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료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소리에도 환자의 긴장이 초고조에 달하며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사는 치료 기술 못지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별개로 병원뿐 아니라 소리를 낼 수 없는 조용한 장소에서 이런 꼬르륵 소리가 날 때가 많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배에서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크고 오래가는 경우인데 한방에서는 이를 장명 혹은 복명이라고 한다. 위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소리와 함께 복통이나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한 번쯤 의심해야 한다.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복통이나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등 여러 증상이 지속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복통이나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등 여러 증상이 지속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여기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먹는다. 꼬르륵 소리는 배가 고파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니 간단하게 먹으면 사라진다.
둘째, 경혈을 눌러보라. 손등의 엄지 옆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눌러주면 사라지기도 한다.
셋째, 복식호흡을 해보라.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쉬고 4, 5초가량 멈추었다가 천천히 내뱉는다.
넷째, 허리를 두드려라. 내부의 찬 공기를 대장으로 내보기 때문에 소리가 사라질 수 있다.

특히 젊은 남녀가 데이트할 때 꼬르륵거리면 분위기를 깰 수도 있으니 조심.

유원희 WY 치과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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