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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차량공유, 미래먹거리 위해 필요"…교통전문가 100명에게 '타다' 물었더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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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연합뉴스]

타다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연합뉴스]

 "갈등 해소에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차량공유서비스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필요하다."

대한교통학회 긴급설문조사 결과

 교통 분야 전문가 열에 아홉은 최근 '타다'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교통학회가 박사급 이상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량공유서비스' 관련 긴급설문조사 결과다.

타다는 고객이 앱을 통해 호출하면 기사가 딸린 승합차로 목적지까지 운송해주는 방식이다. [중앙포토]

타다는 고객이 앱을 통해 호출하면 기사가 딸린 승합차로 목적지까지 운송해주는 방식이다. [중앙포토]

 대한교통학회는 교통 분야 전문가와 전공자 등 4000여명과 150여개 기관·단체를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규모의 교통 관련 학술단체로 특정 현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긴급설문조사를 시행한 건 이례적이다.

 '타다' 서비스, 공유로 가는 중간단계 

 본지가 단독 입수한 긴급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타다' 서비스가 공유서비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타다는 고객이 앱을 통해 호출하면 기사가 딸린 승합차로 원하는 장소까지 운송해주는 서비스다.

 이에 대해 "합법적인 공유서비스"라는 응답이 11%인 반면 "법 취지에 어긋나는 유사 택시 사업"이라는 부정적 답변도 12%로 팽팽했다.

 하지만 응답자 대다수(77%)는 "현재는 경계가 모호하지만, 공유서비스로 가는 중간과정"이라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타다'의 영업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택시업계에서는 '타다'가 불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차량공유, 빅 데이터 활용 위해 필요 

 '차량공유서비스는 갈등 해소에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인가'라는 질문에는 9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빅데이터 활용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반면 10%는 "택시와 대중교통이 잘 구비된 우리 사회에는 크게 필요 없다"고 응답했다.

 정부,공유사업자,택시 3자 분담 필요 

 택시업계와 차량공유서비스 사업자 간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와 공유서비스사업자, 택시업계가 분담하는 방식으로 개인택시를 감차해야 한다"는 응답이 66%로 가장 많았다.

 교통학회 관계자는 "정부와 공유서비스 사업자가 일정한 비율로 금액을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개인택시업계는 면허거래가격이 하락하는 현실을 반영해 보상가를 조금 낮추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재정 투입 없이 공유서비스 사업자와 택시업계 간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28%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개인택시면허를 인수, 감차해야 한다"는 의견은 6%에 불과했다.

 개인사업자인 개인택시의 면허를 정부가 재정을 들여 사들이는 건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등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는 해석이다.

 응답자 중 2명만 "국토부 잘했다"  

 차량공유서비스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대응이 어떠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단 2명만이 "잘 대처해 왔다"고 답했다.

 반면 "잘 못 하고 있다"는 응답은 39%였다. 59명의 전문가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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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곤 대한교통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은 "사회적 논란이 큰 교통 현안에 대해 교통전문가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밝히자는 내부 의견이 많아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조만간 공유서비스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서 해법을 집중적으로 찾아보는 토론회나 좌담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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