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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16.나무의 키

중앙일보

입력

16.나무의 키
벚나무는 올해 얼마나 컸을까…내 몸으로 재 보자

6월이 되니 벌써 덥지요. 숲도 6월이면 여름을 준비합니다. 나무들은 주로 여름을 맞아 열심히 광합성할 준비를 마칩니다. 진달래나 개나리, 목련처럼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나오는 것들도 6월이면 이제 잎을 모두 내고 크기도 색깔도 더 커지고 짙어집니다.

광합성을 많이 하면 양분이 많이 생기니 나무가 쑥쑥 자랄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나무는 봄에 주로 많이 자라고 여름부터는 잘 자라지 않아요. 광합성을 해서 만들어진 양분은 열매를 살찌우는 데 사용합니다. 그러니 나무가 자라는 것은 멈추게 되는 것이죠. 식물에 따라서는 여름에도 자라는 것이 있지만 대개의 식물은 봄부터 여름까지 키가 자라고 여름부터 광합성을 해서 열매를 키우고 가을에 익게 합니다. 나무의 키는 그래서 여름이 되면 이미 다 자란 상태가 됩니다. 내년 봄이 와야 또다시 자라기 시작할 겁니다. 그래서 올 한 해 나무가 자란 길이를 재려면 꼭 겨울까지 기다리지 않고 여름에 재도 됩니다. 오히려 가을이 되면서 새로 자란 줄기가 색깔이 어두워지면 작년에 자란 나무 색깔과 구분하기가 어려워져요.

올해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는 새 줄기의 길이를 재면 알 수 있는데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른 색깔이지만 주로 연한 연두색을 띱니다. 자를 가지고 숲에 가서 새로운 줄기를 재 보면 되겠죠. 하지만 자를 매일 갖고 다닐 수 없으니 대략 눈짐작으로 얼마나 자랐는지 파악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눈짐작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평소에 내 신체 기관 중 한 곳을 미리 자로 재 놓으면 자가 없는 때에도 쉽게 길이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부위 말고 손가락이나 손바닥 등 자주 사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체 부분을 재 놓는 게 좋겠죠.

나무 중에 스트로브잣나무같이 일 년에 한 마디씩 자라는 나무를 발견하게 되면 올해가 아니라 작년, 재작년도 얼마나 자랐는지 잴 수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어느 해에 가장 나무가 많이 자랐는지, 어느 해에 제일 안 자랐는지 알 수도 있죠.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비교하면서 살펴보면 더욱 재밌겠지요. 그렇다면 나무는 언제 잘 자라고 언제 잘 못 자랄까요? 날씨가 좋아서 햇빛과 물이 잘 공급되고 토양이 건강하고 병충해가 없어야 잘 자랍니다. 그럼 나무 말고 나는 어떻게 하면 많이 자랄까요? 나를 키워주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무의 키 재기 - 몸자를 이용해서 올 한 해 자란 나무의 길이를 재봐요.
1.미리 신체의 일부를 자를 이용해서 길이를 재 놓는다.
2.숲에서 만난 나무에게서 새로 난 가지 부분을 확인한다.
3.몸자를 이용해서 그 부분을 재본다.
4.누가 제일 키가 많이 자란 나무를 찾아냈는지 알아본다.

*실제 줄자를 준비해도 좋다.
*나뭇가지로 20cm 자, 30cm 자를 만들어서 키가 많이 자란 나무를 재도 좋다.
*옻나무·가시나무 등 위험한 나무는 피한다.
*같은 나무인데도 나뭇가지가 자란 길이가 다른 것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본다.
*숲에서 찾은 나무 중 가장 많이 자란 나무가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본다.
*우리는 언제 몸과 마음이 자라는지 이야기해 본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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