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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내면 무료포인트"…300여명에게 4억5000만원 가로챈 '친구 사기단'

중앙일보

입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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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입하면 18만 포인트 무료 지급!"

지난 3월 송모씨는 문자를 받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사이트에 가입했다. 가입을 마치자 18만 포인트가 지급됐다. 얼마 뒤 사이트 직원은 보증금을 내면 포인트를 인출하게 해주겠다고 권했다. 현금 12만원을 낸 송씨의 계정에는 12만 포인트가 지급됐고, 점점 금액을 늘려가며 15번에 걸쳐 송씨는 총 5000여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포인트를 인출하려 하자 직원과의 연락이 끊겼다.

24일 서울혜화경찰서는 도박사이트 사기단 총책 문모(23)씨 등 20대 9명을 붙잡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돈을 건넨 이는 300여명으로 금액은 약 4억5000만원에 달한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 사는 친구 사이였던 일당은 지난 1월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가짜 도박사이트를 만들고 범행 계획을 꾸몄다. 이들은 총책과 자금관리,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준비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도박사이트에 가입하면 무료 포인트를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범행대상을 모았다. 가입한 이들에게 "소액의 보증금을 내면 무료포인트와 함께 돌려주겠다며 현금 입금을 유도했다. 입금 뒤에는 더 많은 포인트를 미끼로 보증금을 더 내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입금자 대다수 "피해 없다" 주장 

경찰 조사 결과 올 1월부터 석 달 동안 이 같은 수법에 당해 입금한 이들이 300여명으로 파악됐다. 입금액은 총 4억5000만원이다. 하지만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이들은 13명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도박이 되지 않는 가짜사이트였기 때문에 입금자들은 혐의점이 없다"면서 "하지만 부담을 느낀 입금자 대다수가 피해를 주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과 BMW 구입에 탕진 

올 1월부터 석 달 동안 4억5000만원을 챙긴 일당은 해외여행과 BMW 차량 구입에 범죄수익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11일 인출책 A씨를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조직원 9명을 모두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준다거나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문자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대부분 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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