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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靑 정책실장 “이재용 부회장도 만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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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신의 임명으로 기업들이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을 한 뒤 공정위 기자단을 만나 “왜 김상조가 정책실장으로 가면 기업 기(氣)가 꺾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의견을 듣고 협의하는 데 누구는 되고 안되고 구분할 이유가 없다”며 “원할 경우 재계 총수도 만날 것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공정위원장 취임 당시 연차별 업무 계획을 세웠다. 정책실장 업무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공정위원장 임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정책실장은 임기가 없다. 연차별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인사말처럼 정책실장 역할은 당ㆍ청과 협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각 부처 장관, 여야 의견과 국민 말씀을 경청하고 협의하고 그럼으로써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타임스케줄에 따른 계획을 갖기 어려운 자리라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정책실장의 역할은 뭔가.
비유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경제 컨트롤 타워는 홍남기 부총리다. 각 장관이 야전사령관이고 정책실장 역할은 ‘병참기지’다. 홍 부총리와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충실히 업무 수행하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각 부처 여러 현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데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 정책실장 업무 범위를 봤더니 상상을 초월하더라. 어제 김수현 전 실장과 상당 시간 말씀을 나눴는데 여러 부처가 하는 일을 협의, 조정하는 일, 여러 부처에서 하는 일에 대해 충분친 않지만, 상세히 말씀 들었다. 홍남기 부총리, 유은혜 부총리께서 업무를 잘 수행하실 수 있도록 뒤의 병참기지에 있는 사람으로 역할을 다 하겠다.
이임사에서 “대통령이 뜻하신 바가 있어 인사를 냈을 것”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의 뜻은 미뤄 짐작하는 정도지 직접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께 잘 설명해 드리고 국민의 목소리 잘 듣고 그럼으로써 체감하는 성과를 내달라는 것으로 안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왼쪽)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을 소개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김수현 전 정책실장(왼쪽)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을 소개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일각에선 경제정책 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고 평가가 나온다.
문책성 인사에 관해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인사권자 결정을 제가 말할 건 아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전 정책실장)와 연락했나.
장 대사와는 오늘 문자를 했다. 내용은 개인정보니 공개 못 한다(웃음).
정부가 기업 기 살리기 하는데 김상조 실장이 취임하면 이 기조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왜 김상조가 정책실장으로 가면 기업 기가 꺾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공정위원장으로서 공정경제는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직원에게 이임사 할 때도 공정위가 지난 2년간 해온 일에 대해 한편으론 거칠다, 느리다는 양극단의 비판 있었지만, 가운데로 꾸준히 가는 게 공정경제 이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게 혁신성장에 이르는 예측 가능한 길이라고 본다. 기업들이 우려할 일 없을 거다. 어떤 경우에는 공정위원장으로 있을 때보다 재계, 노동시장과 적극적 소통하는 길 만들 것이다. 물론 대부분은 비공식이지만. 공정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상당 부분 제약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조사, 제재 기능을 갖는 시장감독기구이기에 이해관계자와 접촉하는 데 제약이 있다. 정책실장이 되면 오히려 이해관계자, 당연히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다. 당연히 그렇고, 협의할 거다. 춘추관에서 한 인사말에 썼다.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만남의 장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인사말 끝나고 정책실 직원들과 기본적으로 할 일 체크하면서 정책실장이 만나야 할 여러 이해관계자 범주와 일정 체크부터 했다.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만나고 듣고 협의하는 방향으로 갈 거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갈 거다. 이게 기업들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듣고 협의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갈 거다.
19일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대해 한마디 했다. 혁신사업가에게 하고 싶은 말.
인스타그램에 2차례 포스팅한 글이나 몇몇 언론 인터뷰 속에 이미 저의 취지를 충분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정책실장 되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내겠다고 하는데 우선순위가 있나.
문재인 정부의 체감 성과는 홍 부총리, 유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각 부처 장관들이 추진할 일이다. 정책실장은 각 부처 일이 체감 성과로 이어지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된다. 한국경제와 관련한 현안을 풀어가는 것이 체감 성과 내는 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국회가 막힌 상황인데 국회 언제 방문할 계획이고 어떤 말 할 계획인지.
공정위원장일 때도 국회 가장 많이 찾았을 거라 생각된다. 정책실장이 그렇게 자유롭게 국회 드나들긴 어렵겠지만, 요청 말씀드려서 수락하시면 언제든 여야 가리지 않고 의원들 뵐 생각이다.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 찾아뵐 생각이다.
체감 성과 강조하는데 경제 지표 여러 개 있다. 특별히 이런 게 개선되면 성과 있다고 할 수 있는 지표가 있나.
제가 교수라면 질문이 잘못됐다고 답했을 것이다. 어느 하나만 중요할 순 없을 거다. 경제 정책의 목표는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게 일자리, 소득, 성장률, 분배가 될 것이다. 경제정책의 어려움은 이런 목표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목표는 많고 충돌하는데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것. 제한된 자원으로 어느 목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결정, 판단하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다. 춘추관 인사말에 이렇게 썼다. 혁신적 포용 국가를 통해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든다는 기조 일관되게 할 것이다. 다만 그때그때 경제환경에 필요한 정책 보완하고 우선순위 조정하는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겠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선순환 구조 이뤄내는 기조는 유지할 것이나 2019년 6월 말 이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에 관해 보다 정책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노력은 필요할 거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께 필요한 일자리와 소득에 집중하는 데 당연히 우선순위를 둬야 할 환경이다.  
다음 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다. 정책실과 협의가 필요한데 임기는 22일부터 시작된다. 그간 공정위원장으로 해왔겠지만, 다시 한번 숙독하는 시간이 필요한지.
경제정책 방향 관련 초안 검토 회의가 이미 있었다. 보완되는 과정으로 알고 있고 보완된 버전을 봤다. 이런 과정 거쳐 기재부에서 설정한 스케줄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경실련, 야당에선 ‘회전문 인사’란 지적도 나온다.
답하는 게 적절치 않다.  
이해관계자 만난다고 했는데 공정위원장 시절 최고경영자들 만났다. 정책실장이 되면 총수도 만나나.
원하신다면 누구라도. 듣고 협의하고 반영하는데 누군 되고 안되고 구분할 이유가 있겠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나나.
요청하신다면.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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