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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위원장 구속된 민노총 "文정부와 전쟁, 두배로 갚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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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구속영장청구에 대한 각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구속영장청구에 대한 각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이며 민주노총 임원으로는 네 번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 위원장 구속 소식을 들은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며 “투쟁”을 외쳤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영등포경찰서 구치소에 머물던 김 위원장은 그대로 이곳에 수감됐다.

영등포경찰서 구치소에 수감 

민주노총은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 위원장 석방 촉구 문화제를 열고 구속 영장 결과를 기다렸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과 달리 기회는 지극히 불평등하며 과정은 지극히 공정하지 못하고, 결과 또한 지극히 정의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을 탄압한 정부가 제대로 끝난 적이 없다. 탄압할수록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 소식이 들려오자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 크기는 한층 줄어들었다. 그러나 임원들은 “이럴수록 더 힘차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유재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제 문재인 정권은 촛불 정권이 아니다”라며 “노동을 존중하고 사람이 먼저인 정권도 아니다. 구속 동지 석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양동규 부위원장 역시 “민주노총은 싸움을 걸어오면 물러서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전쟁을 치를 것이다. 이제 촛불이고, 민주고 이런 이야기 하지 말고 민노총답게 투쟁해나가자”고 외쳤다.

"'건드리면 큰일 나겠구나' 느낄 수준 투쟁"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촉구 문화제가 열렸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촉구 문화제가 열렸다. [연합뉴스]

김 수석부위원장은 “우리가 받은 대로 갚으면 안 된다. 받은 것에 두 배 이상을 갚아 ‘민주노총을 건드리면 큰일 나겠구나’를 느낄 수준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구속된 이들을 구출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 잘못된 문재인 정권의 노동탄압을 분쇄하는 게 목표”라며 “이 분노를 모아 힘찬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바로 비상 회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22일에는 16개 비상중앙집행위원회가 모두 모여 회의를 진행한 후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 전 언급한대로 7월 총파업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설사 저들의 탄압으로 제가 구속되더라도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 투쟁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집회를 주최하고,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파손하고 경찰 차단벽을 넘어 국회 경내에 진입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에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일반교통방해, 공동건조물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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