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2005년 10월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시 주석은 오찬 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환영의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해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21일 오후 베이징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방북에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 중국 내 고위 인사들이 대거 수행단에 포함됐다.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등 양국 간 경협에 제한 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 인사 등은 이번 방문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14년 만에 평양을 찾은 시 주석을 환영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두 차례 행사를 갖는 등 역대 최고 수준으로 극진하게 대우했다. 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 여사는 순안공항에서 1만여명의 평양 시민들과 환영행사에 참여했다. 공항에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한복 차림의 어린이들이 춤을 추며 환영했다.
오토바이의 호위 속에 무개차에 오른 양국 정상은 '환영' '습근평'을 외치면서 꽃과 양국 깃발을 흔드는 수십만명 평양시민들의 연도 환영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으로 이동했고 또 한 번 성대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여기에는 권력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 위원장, 김재룡 총리, 박광호(선전)·김평해(인사)·오수용(경제)·박태성(과학교육) 당 부위원장, 태형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덕훈·리주오·동정호 부총리,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등 북한의 당정 고위간부들이 총출동해 시 주석을 환영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인내심을 갖고 계속 미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도 "중국은 계속해서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 말했다.
방북 2일 차인 21일에는 북·중 친선의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김 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2차 회담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평양 도착 등 방문 일정을 생중계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국 모두 사회주의 국가로서 언론의 실시간 보도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 주석이 귀국할 때쯤에나 정상회담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더 크다.
중국 측 역시 이번 방북 취재에 신화통신과 관영 중앙(CC)TV, 인민일보, 국제재선(國際在線·CRI) 등 관영 매체 취재진 10여 명만 선별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밝힌 시 주석의 이번 국빈 방북의 목적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한 북·중 관계 강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명분 삼아 양국 간 전략적 밀월 강화로 북·중 모두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은 과거 방북한 전임자들처럼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라는 선물로 성의 표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면초가인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오고 싶은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그 중재 역할을 중국이 맡도록 하면서 중국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북한 또한 실리를 챙기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