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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대 이사장 “어른들 갈등에 아이들이 왜 희생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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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성대

홍성대

“학생들이 제일 걱정입니다. 한창 마음잡고 공부해야 할 때인데.”

『수학의 정석』 수익 439억원 투자 #“시위하려는 학생들 여러 번 말려”

전북 상산고의 홍성대 이사장(상산학원)은 제일 먼저 학생들을 걱정했다. 홍 이사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른들의 갈등에 아이들이 희생되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며 “학생들이 직접 시위에 나선다는 걸 학교에서 여러 번 말렸다”고 말했다. 그 대신 학생들은 지난달 29일 직접 쓴 손편지 396통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홍 이사장은 베스트셀러 교재인 『수학의 정석』을 쓴 대표적 수학교육자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그는 1966년 『수학의 정석』을 출간했다. 기성세대에게 『수학의 정석』은 교과서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홍 이사장은 평생 번 돈을 투자해 1981년 상산고를 개교했다. 7만㎡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당시엔 흔치 않은 최신식 시설을 갖췄다. 그동안 학교에 투자한 돈만 439억원에 달한다. 김대중 정부는 홍 이사장의 교육 의지를 높이 사 2002년 상산고를 첫 자립형사립고(자사고의 전신)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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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산고가 자사고 탈락 위기에 놓였다. 전북교육청이 제시한 기준점(80점)에서 0.39점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억울하다. 상산고만 유일하게 다른 자사고(70점)보다 기준이 10점 높기 때문이다.

홍 이사장은 “아직 교육부 동의 절차가 남았다”며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령에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있어야 자사고 취소가 가능하다고 명시한 것은 교육감이 재량을 남용하거나 일탈할 때 교육부가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이사장은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모두가 마음 아파 한다”며 “열심히 하려는 학교를 도와주진 않고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만일 교육부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어쩔 수 없이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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