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힘껏 던진 야구공이 화면을 가로질러 눈앞으로 다가온다. 푸른 고래가 거대한 배를 뒤집어 보이며 코앞에서 헤엄친다. 안경 없이도 여러 사람이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 3D(차원) 화면을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내 중소기업 ㈜오버다임이 19일 오후 KTX 서울역에서 세계 최초 254인치 무안경 3D LED 전광판을 선보였다. 무안경 3D는 그동안 65인치 정도의 중형 스크린이 상용화의 한계였다. 이날 공개된 254인치 스크린은 가로 6m, 세로 3m의 대형 스크린으로 세계 최대 크기라고 오버다임 측은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스크린에는 유리로 된 경사 구조의 '시차 장벽'(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패널을 보게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오버다임이 특허 원천 기술을 가진 건 '유리' 부분이다. 기존 무안경 3D 기술은 필름 소재 또는 렌티큘러(장난감이나 화폐 위조 방지 장치에서 쓰는 기술로, 볼록 렌즈를 나열해 각도에 따라 영상이 다르게 보이게 하는 것) 방식을 주로 써왔지만, 필름과 렌티큘러는 모두 열에 취약해 스크린 대형화가 힘들다. 오버다임은 반도체 포토마스크 기술을 적용한 유리 소재를 써 열변형을 극복했다.
강철수 오버다임 대표는 "기존 3D 화면은 특수 안경이 필요했지만, 저희는 그 안경을 디스플레이에 넣은 것이라 보면 된다"면서 "세계 34조 규모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무안경 3D는 전시, 문화·예술, 교육, 의료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오버다임은 종합운동장역, KTX 대전역사와 부산역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과 중국의 공항 및 대형 쇼핑몰들에 무안경 3D 대형 전광판 도입을 앞두고 있다. 강 대표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