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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온 것만도 꿈 같았다” 시민들 곳곳서 거리 응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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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6일(한국 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대3으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거리로 나와 응원을 펼친 시민들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2019 U-20 월드컵 결승전 전반 5분 이강인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편광현 기자

2019 U-20 월드컵 결승전 전반 5분 이강인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편광현 기자

15일 오후 11시 30분 강남역 9번 출구 인근 ‘바람의 언덕’ 관광안내소 앞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U-20 결승전에 앞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돗자리와 방석을 깔고 앉은 시민들은 초대가수의 응원가를 따라부르며 응원 열기를 더했다. 삼삼오오 앉은 시민들은 주로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있었고 치킨과 피자 등 음식을 먹으며 응원전을 즐겼다.

16일 오전 1시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함께 시민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전반 4분 김세윤(대전)이 골대 근처에서 다닐로 베스코로바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지자 시민들은 다같이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연호했다. 이어진 페널티킥 상황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이 선제골을 넣자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전반 34분, 후반 8분 골을 넣을 때마다 시민들은 머리를 감싸 쥐며 탄식했다. 후반 44분  쐐기골을 넣었을 때는 일부 시민들이 자리를 뜨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은 자리를 지키며 응원을 이어갔다.

16일 새벽 손흥민 선수 유니폼을 입고 U-20 월드컵 결승전 거리 응원에 참여한 시민. 편광현 기자

16일 새벽 손흥민 선수 유니폼을 입고 U-20 월드컵 결승전 거리 응원에 참여한 시민. 편광현 기자

경기 후 시민들은 “그동안 선수들이 잘 싸워줘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동구 성수동에서 온 박모(19)군은 경기 직후 “결승에 온 것도 꿈만 같다”며 “져서 아쉽긴 하지만 함께 온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이상훈(20)씨는 경기 후 시상식을 끝까지 지켜보며 “피파 트로피가 운동장에 놓일 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는 자긍심을 느꼈다”며 “대표팀이 앞으로 이렇게만 해줘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축구대표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15일 오후 7시부터 거리에 나와 응원전을 기다렸다는 하효용(24)씨는 “다음 응원 때는 이강인 선수가 패스하고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생에 처음 거리응원을 나왔다는 한모(12)군도 “손흥민 형을 제일 좋아하지만 오늘은 이강인 형이 제일 좋았다”며 “두 선수가 함께 출전할 때에도 거리응원을 나오겠다”고 말했다. 한군의 아버지(51)도 “모든 선수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민들은 강남역과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강동구 열린뜰 잔디광장, 송파구 석촌호수, 구로구 신도림 오페라하우스 등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대한민국 U-20 축구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결승전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응원단에 인사하는 대표팀 선수들. 편광현 기자

대한민국 U-20 축구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결승전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응원단에 인사하는 대표팀 선수들. 편광현 기자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국민 여러분 감사하다. 밤 늦은 시간에 응원해주시고.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뛰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남자 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해 최우수선수상으로 불리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17일 한국으로 돌아와 낮 12시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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