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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민 반대에 용인 데이터센터 설립 포기

중앙일보

입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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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용인 데이터센터 설립을 포기한다. 구체적인 중단 배경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전자파·오염물질 유해성을 이유로 사업 취소를 요구해온 주민들의 반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인시는 지난 13일 네이버로부터 '용인 공세 도시첨단산업단지 건립 추진 중단' 공문을 수령했다고 14일 밝혔다. 네이버는 2017년 6월부터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춘천 데이터센터 '각'을 잇는 두 번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네이버는 공문에서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단한다"며 "지역과 함께 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자 했으나 진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사업이 중단됐지만,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전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룸 [사진 네이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룸 [사진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인터넷 회사가 사용자의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전산설비가 있는 공간이다. 용인 데이터센터는 약 13만2230㎡(4만평) 부지에 5400억원을 들여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었다.

그러나 부지 인근 대주피오레 2단지 아파트 주민과 공세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특고압 전기공급시설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비상발전시설과 냉각탑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주민 건강에 위협을 준다"고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5월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를 만들고 용인시와 네이버에 건립 철회를 요구해왔다. 지난 11일 집회에선 "주민 96%가 데이터센터를 반대한다"고 밝힌 적도 있다.

네이버는 주민들의 이런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거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화학 공장이나 교도소 같은 유해시설과는 거리가 멀다"며 "평촌 LGU+, 목동 KT, 수원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은 내부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일본 도쿄·미국 북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는 근처에 유치원과 학교가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또한 지난해부터 주민들이 제기한 '전자파 등 오염물질 유해성'을 반박하며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지난해 말 춘천 데이터센터 '각'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일반 가정집의 전자레인지보다 전자파 수치가 낮게 나왔으며, 주민들이 대기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는 냉각수는 일반 수돗물이다. 비상 전원용 디젤 발전기는 매연저감장치(DPF)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유해성 의혹 반박과 설득에도 불구,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네이버는 이번 전격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 관계자는 "네이버가 데이터센터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은 포기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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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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