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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해서 유조선 2척 또 공격 받아…“포탄 공격으로 긴급대피”

중앙일보

입력

이란 국영TV IRNN이 13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의 피격 사건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이란 국영TV IRNN이 13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의 피격 사건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바다에서 또다시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정체불명의 포탄 공격을 받아 불이 났다. BBC는 “두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무사히 긴급 대피했고 미 해군 5함대가 긴급 출동해 구조활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日 선사 "3시간 간격, 두 차례 포탄 공격" #승조원 전원 대피…미 해군 5함대 출동 #메탄올 등 가연성제품 싣고 운항 중 피격 #중동산 원유 수송로 위기에 브렌트유 급등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격된 유조선들은 파나마 선적의 코쿠카 커레이져스호와 마셜제도 선적의 프론트 알타이르호다. 이 중 고쿠카 커레이져스호의 실질적인 선주는 일본 회사인 고쿠카산업이다. 이 선박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를 출발해 22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고쿠카산업 측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시간) 정오쯤 호르무즈 해협에서 아시아로 향하던 유조선이 포탄 공격을 받았다는 1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선사 측에 따르면 이날 포탄 공격은 3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있었다.
고쿠카산업 관계자는 “첫 번째 (공격 때) 포탄이 선체 좌측 후미에 맞아 엔진룸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승조원들이) 이산화탄소를 투입해 불을 껐다”며 “두 번째 (공격을 받았을 때) 포탄은 선체 좌측 한가운데 맞아 선장이 하선을 결단했다”고 말했다. 유조선은 2만5000t의 가연성 메탄올을 싣고 운항 중이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13일 오만해에서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은 프론트 알타이르호를 지난해 찍은 사진이다. [AP=연합뉴스]

13일 오만해에서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은 프론트 알타이르호를 지난해 찍은 사진이다. [AP=연합뉴스]

프론트 알타이르호 역시 같은 포탄 공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선박을 운영하는 노르웨이 선주 측은 AP에 “오전 8시쯤 (배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발생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승조원 23명은 인근에 있던 화물선인 현대 두바이호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선박은 석유관련 제품인 나프타 7만5000t을 싣고 아시아로 향하던 중이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서로 다른 선적의 유조선 4척이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받았다. 당시 미국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꾸민 역공작이라면서 크게 반발했다.
걸프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의 중요한 수송로여서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유조선 피격이 보도되자마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4.5% 급등해 62.52달러까지 올랐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이어 촉각을 세우고 있다. NHK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후 “정보수집을 하는 한편 관계 사업자들에게 에너지 공급체제의 재확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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