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원브랜드 숍 가고 멀티브랜드 숍의 시대 온다

중앙일보

입력 2019.06.14 11:00

업데이트 2019.06.14 15:51

13일 문을 연 에이블씨엔씨의 멀티브랜드숍 '눙크' 이화여대점. [사진 에이블씨엔씨]

13일 문을 연 에이블씨엔씨의 멀티브랜드숍 '눙크' 이화여대점. [사진 에이블씨엔씨]

'원브랜드' 화장품 가두점(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로드숍 개편에 나섰다. 에이블씨엔씨는 멀티숍 '눙크(NUNC)'를 론칭했다고 14일 밝혔다. 눙크는 미샤·어퓨·부르조아·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브랜드 외에도 시세이도·하다라보·캔메이크·지베르니 등 150여 개 브랜드 3000여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브랜드' 숍이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올리브영처럼 헬스&뷰티 제품도 판매한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원브랜드' 로드숍을 열었던 에이블씨엔씨가 헬스&뷰티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미샤 매장을 유지하면서 눙크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에 문을 여는 눙크 매장 5개 중 3개는 기존 미샤 매장이다.

또 다음 달부터 부산·대구·대전 등 지방에 눙크 매장 20여 개를 열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연말까지 시장 반응을 봐가며 점포 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눙크의 실적에 따라 기존 원브랜드숍에서 멀티브랜드숍으로 대거 전환이 점쳐진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매장을 700여 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00여 개는 가맹점 형태다.

에이블씨엔씨의 멀티브랜드 숍 론칭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먼저 화장품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게 원인이다. 이로 인해 한 브랜드의 제품만 취급하는 로드숍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가맹점 점주는 "로드숍은 온라인 쇼핑을 돕는 쇼윈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멀티브랜드를 취급하는 올리브영 등이 화장품 유통의 주요 채널로 자리 잡은 것도 작용했다. 2015년 500여 개에 머물던 올리브영 매장은 4년 새 두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로드숍 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LG생활건강도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늘리고 있다. 2017년 70여 개에 불과한 네이처컬렉션은 최근 380여 개로 5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원브랜드 매장 더페이스샵은 계속 줄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02년 4월 이화여대 앞에 미샤 매장을 열었다. 업계 최초의 원브랜드 로드숍으로 이후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제조사가 대거 로드숍을 열며 '로드숍 전성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 화장품 유통 시장 변화로 문 닫는 매장이 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멀티브랜드 전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브랜드숍, 헬스&뷰티 숍도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올해 하반기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들어온다. 이에 맞설 수 있는 상품 구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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