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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탐내는 F-35B, 초음속 비행 땐 스텔스 코팅 벗겨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직착륙하고 있는 F-35B. [사진 록히드마틴]

수직착륙하고 있는 F-35B. [사진 록히드마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 라이트닝Ⅱ가 속속 배치되는 가운데 치명적 문제점이 나타났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와 항공모함용인 F-35C가 초음속으로 날아갈 경우 스텔스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F-35B는 한국 해군이 경항모에 태우려고 염두에 두고 있는 기종이다. 또 일본은 F-35B의 도입을 확정했다.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인 디펜스뉴스는 1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의 F-35 개발계획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F-35B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 속도가 마하 1.2를 넘어갈 경우 스텔스 코팅에 기포가 생길 수 있다고 돼 있다. 스텔스 코팅이 고르지 않고 튀어나올 경우 쉽게 벗겨질 수 있다.

스텔스 전투기가 레이더 전파를 피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레이더 전파에 덜 걸리도록 모양을 만드는 방법과 또 다른 하나는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레이더 흡수 물질(RAM)을 기체 전체에 페인트 식으로 바르거나 타일처럼 붙이는 방법이다.

RAM은 열이나 추위에 약하다. 그래서 스텔스 전투기는 항온항습의 특수 격납고에 따로 보관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RAM을 다시 칠하거나 보수한다. 그래서 스텔스 전투기는 가격도 비싸지만, 유지비도 많이 든다.

F-35 프로그램 총 책임자인 맷 윈터 제독은 ”스텔스 코팅 문제는 당장 해결 방법이 없다”라면서도 ”작전 중 스텔스 코팅이 벗겨질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스텔스 코팅은 적기에 탐지될 확률의 문제도 있지만, 코팅 자체가 비밀이라 재코팅을 받으려면 한국의 경우 일본이나 호주의 정비창에 가야 한다”라면서 “정비 빈도가 높아지면 비용도 덩달아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35C의 경우 초음속 비행 후 열 때문에 기체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군의 정비사들이 F-35A 기체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미국 공군의 정비사들이 F-35A 기체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일부 F-35 도입국가들이 민감한 데이터가 미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F-35엔 록히드마틴에서 만든 자율군수정보 시스템(ALIS)란 장비가 들어 있다. 이 장비는 부품 주문, 기술 데이터, 정비 계획 등 정보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런 정보가 ALIS를 통해 미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를 2개의 국가에서 제기했다는 것이다. 현재 F-35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이외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터키, 호주 등 8개 국가다. 또 한국, 일본, 이스라엘은 해외군사판매(FMS)를 통해 F-35를 도입하고 있다.

디펜스뉴스는 보고서에 어떤 나라가 우려했는지는 쓰여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은 공군용인 F-35A 40대를 계약했다. 최현호씨는 “ALIS는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해결이 안 될 경우 기체 유지보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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