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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헤엄 대회’와 광주세계수영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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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경호 기자 중앙일보 광주총국장
최경호 광주총국장

최경호 광주총국장

오는 7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에서는 독특한 이벤트가 열린다. 오는 22일 조선대에서 개막하는 ‘반려견 수영대회’다. ‘견공’들은 ‘반려견 스피드 수영대회’와 ‘반려견 패션보기’를 통해 자신들의 매력을 뽐낸다.

전국의 유명 반려견들이 총출동할 대회 하이라이트는 다이빙대회다. 28일 앞으로 다가온 수영대회의 진면목을 알리려는 ‘킬러 콘텐트’다. 주최 측은 반려견들의 다이빙 경연을 통해 인기 수영 종목인 ‘하이다이빙’을 부각할 계획이다. 하이다이빙은 20m가 넘는 플랫폼에서 선수들이 뛰어내릴 때마다 관중들의 환호가 높아지는 게 특징이다.

광주에서 처음 열리는 반려견 수영대회를 놓고 시각은 엇갈린다. “수영대회 홍보도 좋지만, 별 대회를 다한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주최 측의 취지처럼 “반려동물 가족 1000만 명 시대에 맞는 축제”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반려견 행사 이면에는 광주시의 남모를 고민이 깔려있다. 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좀처럼 수영대회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9일 방탄소년단(BTS) 등이 출연하는 수영대회 성공 기원 콘서트를 열었지만 당시의 열기는 금방 가라앉았다. 광주시는 지난 10일까지 대회 입장권을 15만5000매(40억 원어치) 판매했다. 전체 입장권 판매 목표(36만9000매)의 42%에 불과한 수준이다. 평창동계올림픽때 개막 한 달 전 입장권을 80%가량 판매한 것에도 크게 못 미친다. 흥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북한 선수단의 참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도 광주시의 고민 중 하나다.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13일 엔트리를 마감한 결과 193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등 7266명이 참가등록을 했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177개국)나 2015년 러시아 카잔대회(184개국)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흥행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마스터즈대회 참가자 숫자가 6000명을 넘어선 것도 청신호다. 세계수영대회는 도시 홍보, 지역경제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사다. 남은 한 달 광주시뿐 아니라 중앙정부, 시민이 함께 대회 성공에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

최경호 광주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