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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아름다운 친서” 3차회담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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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에 들고 있는 건 멕시코와의 합의 내용이 담긴 미공개 문서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에 들고 있는 건 멕시코와의 합의 내용이 담긴 미공개 문서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편지를 보여줄 순 없지만,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편지였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대해 “어제(현지시간 10일) 받은 친서”라며 시점을 다시 알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역사의 새 장을 연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이 6월 12일인 만큼 그와 관련한 언급이 친서에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우 멋진 편지, 뭔가 일어날 것” #김정은 고비 때 친서, 이번이 7번째 #볼턴 “김정은에 달려” 비핵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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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트럼프와 김정은)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난 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매우 긍정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 관계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돌파구를 만들어 왔다. 그래서 친서는 북·미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소통을 상징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 친서를 포함해 공개된 것만 일곱 차례다. 지난해 싱가포르 1차 회담을 3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회담을 취소하자 김 위원장은 6월 1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고, 트럼프는 즉석에서 “싱가포르 회담을 그대로 개최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말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에게 친서를 전달한 직후 백악관은 2차 하노이 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 주 안에 (북·미 간) 실무 레벨 회동이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워싱턴 조야에선 “북한이 비핵화에 의지가 없음이 드러난 만큼 섣불리 3차 정상회담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론이 거세 트럼프가 쉽사리 3차 회담에 나서긴 힘들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상황 변화가 없다는 점도 신중론의 배경이다. 비핵화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미국이나, 협상의 판을 깼다는 북한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양측은 여전히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3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전적으로 가능하지만, 열쇠는 김 국무위원장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3차 회담에 대한 의지보다는 북한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남도 거론했다. 친서를 얘기하던 중 김정남이 미 중앙정보국(CIA)에 북한 정보를 제공했었다는 보도와 관련, “난 김정은의 형, 이른바 이복형(김정남)에 관한 CIA 관련 정보를 봤다. 내 체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보내 북한을 관리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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