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성 결혼·육아 부담, 도쿄 여성의 2배…젠더의식 더 높아"

중앙일보

입력 2019.06.11 16:06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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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울 여성이 도쿄에 사는 일본 여성에 비해 결혼에 부담감을 느끼는 비율이 2배에 달했다. 한국 여성 약 80%는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취업과 직업 경력에 제약이 된다고 생각했다.

“결혼 부담이다” 韓 64.0%·日 32.3%
한국女 80% “자녀로 취업·경력 제약”
"일본은 성역할 변화 공식 표명 주저"
"한국여성 부담 커. 정책 재점검해야"

1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성 평등 관점에서 본 저출산 대응전략 연구 : 한국과 일본의 비교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서울과 도쿄에 사는 25세에서 44세 남녀 각 1000명씩에 온라인 설문조사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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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 여성이 64%로 일본 여성(32.3%)의 약 2배에 달했다. 특히 한국 여성은 '자녀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취업에 제약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녀는 부모에게 재정적인 부담이다’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 여성이 61.2%, 일본 여성이 36.6%였다. 또한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취업과 경력 쌓기에 제약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한국 77.2%, 일본 35.6%였다.

결혼보다 본인의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비율도 한국 여성(44%)이 일본 여성(28.2%)에 비해 높았다. 결혼한 뒤 전업주부로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 여성의 경우 18.8%로 일본(27.4%)에 비해 낮았다. 한국 여성은 '결혼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질문에 40%가 아니라고 답했다. 한국 남성은 21.4%였다. 반면 일본의 경우 남녀 모두 약 30%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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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기존의 결혼 후 전통적인 성 역할 인식에서 벗어나 있었다. ‘남자가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여자가 할 일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는 질문에 일본 여성은 19.2%가 동의했지만 한국 여성은 7.4%만 그렇다고 생각했다. 또 한국 여성은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질문에는 15.8%만 동의한 데 반해 일본 여성은 32.9%가 동의했다.

한국은 일본보다 여성과 남성 모두 평등하게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남성도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여성은 96%, 한국 남성은 87.6%였고 일본 여성은 86.3%, 일본 남성은 76.7%에 그쳤다. 남성도 육아 휴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한국은 여성과 남성 모두 80% 이상인데 반해 일본은 모두 50% 수준에 그쳤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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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국 여성은 노후 경제생활, 돌봄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가 부족해 경제생활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여성은 82%로 한국 남성(70%)과 일본 여성(78.9%)에 비해 높았다. 한국 여성의 71.2%는 노후에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된다고 대답한 데 반해 한국 남성은 55%에 그쳤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최인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 모두 기존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 동의하지 않지만, 현실에선 남녀에게 평등하게 육아 부담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다만 한국 여성은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커지면서 요구가 증폭돼 기존 성 역할에 대한 저항수준이 높다”며 “반면 일본은 개인 수준에선 변화의 요구가 크지만 이를 공식으로 표명하는 것은 주저한다. 이로 인해 성 평등에 대한 이슈와 요구가 적극적으로 제기되지 않고 있음을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이 일본 여성에 비해 가족구성과 유지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황, 가족 돌봄, 노후생활 등 다차원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저출산정책 방향성에 대한 점검하고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해 현재의 부모, 미래의 부모, 미래세대 모두에게 미래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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