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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이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 기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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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하는 옥천고 3학년 김윤수군이 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추모의 뜻을 담아 경례하고 있다. [사진 해군]

10일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하는 옥천고 3학년 김윤수군이 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추모의 뜻을 담아 경례하고 있다. [사진 해군]

고3 학생이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바다사랑 장학재단은 해군 전사ㆍ순직자의 유자녀를 위한 장학재단이다. 충북 옥천고 3학년에 다니는 김윤수(19)군 얘기다. 그는 2017년부터 천안함 추모 티셔츠를 만들어 팔고 있다. 1000만원도 티셔츠 판매로 번 돈이다.

김군은 “중학교 3학년 때인 2016년 친구들과 대전현충원을 찾으면서 천안함 46용사에 대해 알게 됐다”며 “천안함 46용사들이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지켰으니, 그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후 김군은 매년 천안함 피격일(3월 26일)과 현충일 때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는다.

그러던 2017년 현충일에 천안함 전사자의 어린 유가족을 우연히 만났다. 그는 “초등학생이 침울한 표정으로 묘소 앞에 서 있었다”며 “천안함 유족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시작한 게 추모 티셔츠 사업이다.

옥천고 3학년 김윤수군(왼쪽) 10일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한 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천안함 추모 티셔츠 1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해군[

옥천고 3학년 김윤수군(왼쪽) 10일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한 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천안함 추모 티셔츠 1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해군[

김군은 첫 수익금 100만원을 지난해 6월 천안함 재단에 익명으로 기부했다. 뒤늦게 그의 선행이 알려졌고, 이후에도 천안함 재단에 계속 성금을 냈다. 또 지난달 27일 청해부대 고(故) 최종근 하사 안장식 때 손편지와 함께 100만원을 기부한 익명의 고교생도 김군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며 많이들 사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행사에선 공동 사회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군은 10일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다녀온 뒤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기부증서와 함께 추모 티셔츠 80장을 전달했다. 추모 티셔츠는 천안함 유가족들에게 나눠주며. 1장은 액자에 담겨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표지석 옆에 놓일 예정이다.

학업 때문에 추모 티셔츠 사업을 잠시 접는다는 김군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해군사관학교에 꼭 들어가겠다”며 “천안함 46용사에 이어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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