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도 애국당행 가닥…친박 물갈이설에 요동치는 한국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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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서 공천 기준을 두고 ‘탄핵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일부 친박계의 이탈 조짐이 보인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는 대표적인 친박계인 홍문종 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홍 의원은 연단에 올라 “저한테 왔다 갔다 하지 말고 빨리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라는 분들이 있다”며 “저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1000여 명 평당원이 여러분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국당에 있는 친박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보수 우파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제는 태극기’라고 설득했다”며 “우파 진영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근 태극기 집회에 자주 참석하며 애국당과 접점을 넓혀왔다. 지난달 29일에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의 팟캐스트 대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때가 언제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집회에 참석한 조 대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 입에다 재갈을 물리고,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을 내세워 친박 활동한 사람들을 내치겠다고 한다”며 “상상치 못한 인사들이 당의 문을 노크하고(두드리고) 있다. 당 밖의 인재를 두루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대표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의원의 애국당 입당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현역 의원들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 데 대해 당 안팎에선 "친박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위원장은 6일 라디오에서 “대통령 탄핵이란 아픔이 있었고, 그 뿌리가 된 20대 총선 공천의 책임에서 현역 의원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 현역 물갈이 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여권의 탄핵 프레임에 우리가 스스로 끌려가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탄핵 전후 한국 보수는 좀비가 됐다. 피아도 구분 못 하고, 옳고 그름도 구분 못 한다”며 “탄핵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는 길만이 보수가 살 길인데, 내년 총선도 탄핵 프레임 속에서 허우적대려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신정치혁신특위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공천 기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신 위원장은 “한국당이 20대 공천에서 ‘막장 공천’이라고 불리는 국민 비공감 공천으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21대 공천은 국민 공감 공천을 해야 한다”며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는데, 다시 중환자실에 안 가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조만간 공천 기준안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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