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기술 적용하는 신형 K7
운전자가 졸리면 새소리가 들리고, 차량에서도 가정의 가전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기아자동차는 준대형 세단 K의 부분변경 모델인 ‘K7 프리미어’에 최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장치를 탑재한다고 9일 밝혔다. K7 부분변경 모델은 이달 중 사전 계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포테인먼트 장치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information)와 다양한 차량 내 오락거리(entertainment)를 제공하는 통합시스템이다.
이 인포테인먼트 장치가 제공하는 기능 중에서 가장 독특한 건 ‘자연의 소리’다. 음향 전문가 자문을 거쳐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음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여줄 청각 시스템이다. 기아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했다.
▲생기 넘치는 숲 ▲잔잔한 파도 ▲비 오는 하루 ▲노천카페 ▲따뜻한 벽난로 ▲눈 덮인 길가 등 6개의 테마를 제공한다. 예컨대 ‘생기 넘치는 숲’은 미국 플로리다 웨키와 국립공원에서 녹음한 소리를 들려주고, ‘잔잔한 파도’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채취한 음원을 들려주는 식이다. 만약 운전 중 졸리면 ‘생기 넘치는 숲’ 소리를 들으며 졸음운전을 방지하고, 교통체증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비 오는 하루’를 들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자연의 소리’는 음향공학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의 평안을 준다”며 “인간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뇌파 발생을 유도해, 운전자가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우리 집 가전기기 조작한다
K7 프리미어는 또한 ‘카투홈(Car to Home)’ 기능을 적용했다. 카투홈은 자동차 안에서 가정 ▲조명 ▲플러그 ▲에어컨 ▲보일러 ▲가스차단기 등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다.
운전 도중 음성명령을 통해 각종 가정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 클릭 후 명령을 내리면 된다. 예컨대 ‘카투홈, 가스차단기 잠궈’라거나, ‘카투홈, 에어컨 켜’라고 명령하면 가전제품이 동작한다.
종종 가스레인지나 전등을 켜두고 뛰쳐나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다. 여름·겨울철에 냉·난방이 되지 않은 집으로 귀가하는 상황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기능이다.
기아차 커넥티드서비스(유보·UVO)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아자동차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KT·SK텔레콤·현대오토에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제휴했다.
K7은 ‘홈투카(Home to Car)’ 기능도 제공한다. 가정용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차량의 ▲시동 ▲공조 ▲문 잠김 ▲비상등 ▲경적 등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덕분에 KT 기가지니, SK텔레콤 누구 등 AI 스피커를 사용해서 K7을 조작할 수 있다. 예컨대,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지나야, 시동을 걸어줘’거나 ‘아리야, 차량 실내 온도를 25도로 맞춰라’고 명령하는 방식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참고로 홈투카 기능은 지난해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더 볼드 모델에 적용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출시한 중형 세단 쏘나타에서 카카오의 AI 플랫폼(카카오아이)과 연동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외부와 통신하며 교류하는 차) 기술을 적용했다. 쏘나타가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여닫거나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었다면, K7은 차량에서 각종 가정용 기기까지 조작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J가 타봤습니다] 신형 쏘나타 시승기
추교웅 기아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상무)은 “카투홈·홈투카 기능 이외에도 K7은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감성을 고려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