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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시 날 맞춰서 차명 공개…뜨거운 소형 SUV 경쟁

중앙일보

입력

경쟁사 흥행 견제?…소형 SUV ‘혈투’

4일 쌍용차가 출시한 '베리 뉴 티볼리.' [사진 쌍용자동차]

4일 쌍용차가 출시한 '베리 뉴 티볼리.' [사진 쌍용자동차]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완성차 제조사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차를 속속 출시하는 한편, 하반기 ‘혈투’를 앞두고 경쟁사 ‘흥행’을 철저히 견제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쌍용자동차는 4일 소형 SUV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인 ‘베리 뉴 티볼리’를 출시했다. 신형 티볼리는 쌍용차 라인업에서 제일 잘 팔리는 모델이다. 지난달 4000대 가까운 차량을 판매하면서 쌍용차 중에서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다.

티볼리가 2015년 첫 출시 후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사진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2015년 첫 출시 후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사진 쌍용자동차]

신형 티볼리를 공개하면서 쌍용차가 초점을 맞춘 부분도 소형 SUV 시장을 지금처럼 큰 시장으로 사실상 개척한 공신이 티볼리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티볼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소형 SUV 판매 대수는 연간 2만9000여대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가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시장 규모는 급속히 커졌다. 2016년 총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했고, 지난해 15만3000여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중 티볼리는 최근 2년 동안 누적 10만대 이상 팔렸다. 또 올해(1월~5월) 누적 판매량(1만7335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 증가하면서 계속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기아·쌍용 "소형 SUV 양보 못 해" 

기아차가 출시를 앞둔 소형 SUV의 차명 '셀토스' 로 확정했다. [사진 기아자동차]

기아차가 출시를 앞둔 소형 SUV의 차명 '셀토스' 로 확정했다. [사진 기아자동차]

소형 SUV 베스트셀러 티볼리가 부분변경모델까지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자 기아자동차는 같은 날 차명을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기아자동차는 4일 소형 SUV 차명을 ‘셀토스(SELTOS)’로 확정했다. 셀토스는 ‘스피디(Speedy)’와 ‘켈토스(Celtos)’의 합성어다. 켈토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의 아들이다.

이 차량의 이름을 기아차가 사내에서 셀토스로 결정했다는 것은 이미 대내외적으로 흘러나왔던 얘기다. 그런데 기아차는 신형 티볼리 출시일에 맞춰 차명 확정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선 동급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차량을 다분히 의식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왔다.

쌍용차는 신형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소형 SUV 시장을 키운 건 티볼리라고 강조했다.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신형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소형 SUV 시장을 키운 건 티볼리라고 강조했다.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 입장에서 티볼리는 결코 현대·기아차에 양보할 수 없는 모델이다. 지난달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상위 20개 베스트셀링 차종 중 오직 티볼리(9위)만 쌍용차라서다. 다시 말해, 티볼리까지 밀려나면, 쌍용차는 상위 20개 베스트셀링 차종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같은 기간 1위(쏘나타)와 2위(그랜저), 3위(싼타페)를 독식했다. 지난달 상위 20개 베스트셀링 차량 중 현대차는 8개(제네시스 포함)였다. 기아자동차(8개)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은 상위 20개 베스트셀링카 중 80%(16종)를 차지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티볼리와 경쟁차종인 코나를 내세워 소형 SUV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코나의 2018년 연간 판매량(5만468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4.6% 증가했다.

현대차는 마블과 협업해 개발한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마블과 협업해 개발한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소형 SUV가 잘 팔리자 양사는 라인업을 계속 추가하면서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볼리 가솔린 모델은 다른 경쟁 차종에 비해 동력 성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쌍용차는 4일 1.5 가솔린 터보 직분사(GDI) 엔진을 선보였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63마력에 달한다.

이에 맞서 현대차는 코나 하이브리드 엔진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세하면 코나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7월 코나보다 더 작은 SUV 베뉴를 출시한다. 길이(3995mm)와 넓이(1770mm), 높이(1590mm)가 기아차 스토닉과 비슷한 소형 SUV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차량인 QM3. [중앙포토]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차량인 QM3. [중앙포토]

한편 다른 완성차 제조사도 소형 SUV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GM의 동급 차종 트랙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한 차량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23만9800대·1위). 연초 기아차가 출시한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은 지난달 판매량(726대)이 신차 출시 전(307대·2018년 5월)보다 갑절로 증가했다. 르노삼성차의 소형 SUV QM3는 지난달 판매대수(364대)가 4월(234대)보다 55.6% 늘면서 ‘소형 SUV 열풍’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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