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 산에 전담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청소작업을 벌여 11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시신 4구도 발견돼 신원 확인 작업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네팔 관광청이 지난 4월 중순부터 6주간 20명의 셰르파(산악인 등반을 돕는 사람)로 구성된 정화팀을 에베레스트 산으로 보내 청소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화팀은 해발 7950m의 캠프4 구역까지 샅샅이 뒤지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총 11t으로 찢어진 텐트와 산소통, 밧줄, 알루미늄 사다리 등 등산 장비부터빈 깡통, 병, 플라스틱까지 다양했다. 정화팀은 캠프 주변에 배설물도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고 말했다.
정화팀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 군 헬기나 트럭을 이용해 수도 카트만두로 옮기고, 나머지는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송했다.
이번 청소 작업에서는 눈 밑에 묻혀 있던 시신 4구도 발견됐다. 정화팀은 쿰부 빙벽에서 시신 2구, 캠프 3구역에서 또 다른 시신 2구를 찾았다. 정화팀 관계자는 "셰르파들이 눈을 치우면서 시신들이 노출됐다"며 "4명 모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언제 사망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에베레스트 산에서는 지금까지 총 300명 이상의 등산가가 숨졌다. 상당수가 빙하나 눈 밑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에베레스트 눈이 녹으며 시신이 발견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에베레스트 산 위 쓰레기 문제는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네팔 정부는 등반팀 자체 회수를 위해 보증금을 받았다가 쓰레기를 가지고 내려오면 환급해주는 제도를 2014년부터 도입했다. 그러나 보증금 환급률이 절반밖에 안 되는 등 참여율이 낮다.
중국 티베트 자치구 정부는 올해 2월 에베레스트 쓰레기 청소를 위해 베이스 캠프에 대한 일반 관광객 출입을 무기한 금지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