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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클라우드 컴퓨팅+캡스톤디자인+눈꽃멘토링 ‘삼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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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취업률 높은 비결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최경민 교수와 학생들이 태양광 융·복합 디자인과 개발을 주제로 한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태양광 충전 가방을 제작했다.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최경민 교수와 학생들이 태양광 융·복합 디자인과 개발을 주제로 한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태양광 충전 가방을 제작했다.

요즘 청년 취업난이 화두다. 취업하는 것이 돌을 깨는 것만큼 어렵다는 것을 표현한 신조어 ‘취업 뽀개기’가 생길 정도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발표에 따르면 구직자 3명 중 2명은 올해 상반기에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이런 취업 한파기에 높은 취업률로 주목 받는 대학이 있다. 바로 숙명여대다. 올해 초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 결과 숙명여대가 취업률 63%로 서울권 여대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남녀공학 포함 전체 대학 평균 취업률보다 높은 수치다.

글로벌 IT기업 AWS와 손잡아 #산업 현장 문제 해결능력 길러 #취업한 선배가 노하우 알려줘

숙명여대는 취업한 뒤 계속 근무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유지취업률에서도 86.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약학대학·IT공학전공·미디어학부·환경디자인과·소비자경제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다. 특정 인기 학과뿐 아니라 인문·사회·자연·공학 등 다양한 학과에서 학생들이 높은 취업률을 나타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숙명여대는 그 비결 중 하나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우선 꼽는다. 숙명여대는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산학협력을 진행해 오고 있다. 숙명여대는 2017년 AWS와 AWS 교육(에듀케이트) 프로그램에 가입·협약해 학생들이 전문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교육을 받게 했다. AWS 교육 프로그램은 클라우드 전문인력 교육 프로그램으로 카네기멜런대·코넬대공과대학원·아일랜드국립대 등 전 세계 2400여 개 대학이 활용하고 있다.

커리어 박람회 열어 취업 주선

지난달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 눈꽃광장홀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커리어 박람회 모습.

지난달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 눈꽃광장홀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커리어 박람회 모습.

숙명여대는 이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분야로 취업을 연계시키는 커리어 박람회도 주최한다.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점점 보편화되면 사회가 정보통신(IT)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변화를 주도할 우수 IT 인력을 기르기 위해 AWS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숙명여대는 수업도 학습자인 학생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숙명여대는 2014년부터 정규 교과목에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도입, 운영해왔으며 지난해엔 총 51개 과목으로 확대했다. 캡스톤디자인 수업은 산업 현장의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모색하는 교육법이다. 숙명여대는 이공계열에 한정됐던 이것을 인문사회 계열로 확대해 총 25개 학과가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수업을 이수한 학생이 900명이 넘는다.

캡스톤디자인 수업은 융·복합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태양광을 이용한 제품 개발 수업에서는 산업디자인과 학생과 화공생명공학부 학생이 조를 이뤄 태양광 충전 가방의 시제품을 만드는 식이다. 고전문학의 텍스트와 현장 수업에선 한국어문학부·문화관광학부·소프트웨어학부 학생들이 힘을 합해 고전문학 속 주요 사적지의 관광 콘텐트와 증강현실 관광안내 앱 등을 개발한다.

캡스톤디자인 수업은 학생들의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효원(25)씨는 재학 시절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3000%가 넘는 펀딩률 달성, 중소기업청 창업인턴제 선정, 캠퍼스타운 청년창업 페스티벌 1위 등의 성과를 거둬 외부 기관 투자까지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숙명여대는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재학생과 만나 취업 정보를 전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눈꽃멘토링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숙명여대 졸업생들이 먼저 제안해 2015년부터 시작했다.

입사한 졸업생 주최 취업 간담회

지난해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열린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 모습.

지난해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열린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 모습.

인사·마케팅·재무·홍보 등 각양각색의 직무에 종사하는 동문 7~8명이 10명 이내 학생들과 한 조가 돼 한 학기 동안 10여 차례 만남을 가진다. 이 만남에서 하는 일은 다양하다. 해당 직무에 대한 궁금증 묻기, 관련 역량을 쌓는 방법에 대한 코칭, 함께 봉사활동하기, 같이 식사하며 일상적인 고민 나누기 등을 통해 선배와 후배가 교류한다.

기업에 입사한 지 3~5년 된 졸업생들이 모이는 SYL(Sookmyung Young Ladies) 모임이 주최하는 간담회도 재학생들에게 인기다. 이 모임은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각 기업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입사 정보 등을 알려준다. 지난 5월에 열린 간담회에선 삼성전자·네이버문화재단·SK브로드밴드·티켓몬스터·롯데카드 등에 입사한 선배들이 참석해 취업 노하우를 전했다.

SYL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근정씨는 “멘토들도 얼마 전까진 취업을 준비했던 입장이었기 때문에 멘티들의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옥경영 숙명여대 경력개발처장은 “멘토로 참가한 대부분의 동문이 후배를 돕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끈끈한 선후배 네트워크가 숙명여대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숙명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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