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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개도 한 줄인 과테말라 교과서, 한국 6쪽 들어간 이유

중앙일보

입력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소개될 한국 코너. [사진 경북교육청]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소개될 한국 코너. [사진 경북교육청]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과테말라는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20시간 정도 걸리는 먼 나라다.

내년 발간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한국 소개 코너 마련 #한국의 경제와 문화부터 단군신화, 전래동화까지 등장 #2006년부터 이어진 경북교육청 지원 사업이 낳은 결과

이런 과테말라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사회과 국정교과서에 6페이지를 할애해 한국을 소개하기로 했다. 이 국정교과서엔 미국이나 중국, 영국 같은 나라도 한 문단 정도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따로 코너를 만들어 특정 국가를 소개하는 건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내년부터 발간되는 이 교과서엔 한국의 경제와 문화, 단군 건국설화, 콩쥐팥쥐·흥부와 놀부 같은 전래동화, 한국의 전통적 미덕이 소개된다. 한복과 한식, 한글, 가전제품,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와 상품들도 사진으로 게재된다.


한국이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특별히 소개되는 것은 13년간 경북교육청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경북교육청은 2006년 과테말라와 교육정보화 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정보화 지원 사업을 해왔다. 지금까지 과테말라 정부에 컴퓨터 1960대를 줬다. 과테말라 교원 234명을 한국에 초청해 연수도 진행했다.

경북교육청은 올해도 이러닝(E-Learning·전자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컴퓨터 110대를 지원하고 교원 20명을 초청할 방침이다. 경북교육청은 교육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과테말라 정부로부터 국가 훈장을 받기도 했다.

과테말라 학교 교실에 경북교육청이 이러닝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원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과테말라 학교 교실에 경북교육청이 이러닝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원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칸토 과테말라 교육부 차관은 “그동안 경북교육청의 ICT(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을 받은 교사의 경험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는 7월 중 세미나를 계획 중이며, 하반기 예정된 경북교육청 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교육 포럼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테말라 정부는 한국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11월에도 과테말라 교원 초청 연수 프로그램을 약 2주 동안 진행했다. 지난해 연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을 중심으로 실습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과테말라 교원들은 드론 실습, 프로그래밍, 피지컬 컴퓨팅, 3차원 프린팅 등 다양한 기술들을 실습했다.

또 포항가속기연구소와 로봇연구소 탐방에서 한국의 선진 기술을 체험하고 소프트웨어 선도 교육 기관으로 선정된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를 방문해 한국의 선진화된 정보화 교육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당시 연수에 참여한 릴리안은 “과테말라는 디지털 양극화가 매우 커 교사 중에서도 컴퓨터를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 연수는 그런 교사에게도 기회를 주고 정보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연수를 온 과테말라 교원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한국으로 연수를 온 과테말라 교원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과테말라 교육부 소속 마르셀 연수단장은 “이번 연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과테말라 교육부에서도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어 일선 학교에 전파하고 교원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한국의 경제·문화·역사 등이 과테말라 국정교과서에 실려 그 나라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과테말라 국민에게 교과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알려질 수 있도록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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