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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장, 개인투자자 문턱 대폭 낮춘다…기본예탁금 3000만→10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부산 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투자 진입 문턱이 이르면 3분기부터 크게 낮아진다.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 등 새로운 상품도 도입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2011년과 2014년 두차례에 걸쳐 건전화 조치가 나온 뒤 위축됐던 파생상품 시장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인투자자를 해외시장으로 내몬다는 비판을 받아온 진입규제는 대폭 완화된다. 현재 일반투자자는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내고 30시간 사전교육과 50시간의 모의거래를 거쳐야만 선물 투자를 할 수 있다. 옵션 거래까지 하려면 기본예탁금 5000만원이 필요하다.

진입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떠나 해외로 나갔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011년 5000억 달러에서 2017년 1조8000억 달러로 늘었다. 국내 파생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5.6%에서 2018년 13.5%로 반토막 났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에 금융위는 개인투자자의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옵션거래 시 2000만원). 사전교육 의무시간은 30시간에서 1시간으로, 모의거래도 50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또 금융투자협회가 하던 사전교육과 한국거래소가 하던 모의거래를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지금 파생상품 시장은 개인·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균형이 깨지고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 됐다”며 “해외로 나간 개인투자자를 다시 돌아오게 해서 3자 간 균형을 살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제도 변경은 이르면 3분기 중, 늦어도 올해 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 등 신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오는 3분기에 나올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은 매월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코스피200옵션보다 만기를 짧게 해 매주 만기 결제일이 돌아오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만한 상품이라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지수처럼 민간 기업이 지수를 직접 개발해 관련 상품을 상장하는 기회도 늘리기로 했다. 지금은 거래소가 상장될 상품명세를 일일이 시행세칙에 명시해야 한다. 사실상 상품 개발과 이용에 관한 배타적 권한을 거래소가 쥐고 있다. 앞으로는 민간이 상품을 신청하면 거래소가 일정 요건을 확인한 뒤 금융당국에 보고해서 상장하는 절차로 바꾼다. 연말 또는 늦어도 내년부터는 기본 요건만 갖추면 민간기업이 주도해 지수 파생상품을 개발, 상장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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