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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잠수사 투입해 필사의 수색…구조된 7명은 "건강 양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

 헝가리 유람선 사고 생존자 7명은 현재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은 30일 “구조자 7명은 안정된 상태(stable condition)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팔 기오르피 헝가리 국립구조대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14명 구조자 중 7명 사망·7명 생존 #나머지 실종자 19명 수색 난항 #현지 언론 "국회의사당 인근서 사고" #文, "피해자 가족과 상황 공유" 당부

 수색 작업에는 군인과 잠수사 수십명이 투입됐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폭우로 다뉴브 강 수위가 높고 물살이 세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언론은 “현장에 폭우가 쏟아지고 강이 범람해 구조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고 전했다. 데일리뉴스헝가리는 “전문 잠수사들이 투입돼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사고 후 5시간 30분이 지난 현재 군 병력까지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피테르 콜로치 재난대책본부 대변인은 “96명의 전문 소방관과 구조 차량, 특수 장비를 동원해 생존자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조 작업이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AP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5명이 탄 ‘하블라니(‘인어’라는 뜻)’ 유람선이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현지 매체 데일리뉴스헝가리는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탑승자들이 모두 차가운 물 속으로 빠졌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19명은 실종됐다.

  사고 지점은 헝가리 국회의사당 인근 마르짓(Margit) 다리 부근이다. 유람선은 관광명소인 헝가리 국회의사당 앞에 정박했다가 다시 이동하는 중에 다른 배에 수차례 반복적으로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구조자 중 한 명이 사고 지점에서 약 3.2㎞ 떨어진 페토피(Petofi) 다리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악천후를 고려했을 때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들은 더 먼 곳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정확한 사고 시간이 현지시간 오후 9시(한국시간 새벽 4시)쯤이라고 전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두 배 사이에 왜 충돌이 이뤄졌는지, 누구의 과실로 사고가 났는지 등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황금색 불을 켠 왕궁과 국회 등의 전경을 감상하는 다뉴브강 야간 유람선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해당 유람선을 운영하는 ‘파노라마 덱’ 회사 홈페이지는 “하블라니는 선단(船團)에서 가장 작은 배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다. 두 개의 갑판을 가진 이 형태의 유람선은 45인승과 60인승 두 종류가 있다.

 파노라마 덱 대변인 미하이 토스는 “사고 당시 하블리니는 일상적인 도시 관광 항로를 운항하고 있었다”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배에 어떠한 기술적 문제도 보고받지 못했고 통상적으로 운항했다”는 설명이다.

 헝가리 소방당국은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여 모두 14명을 찾아냈다. 이 중 7명은 사망한 채 발견됐거나 구조 직후 숨졌다. 해당 유람선에는 헝가리인 선원 2명도 탑승 중이었다. 이들도 사고 직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

 정부는 신속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안보실장의 보고를 받고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중대본을 즉시 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국내에 있는 피해자 가족과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즉각적으로 상황을 공유하라"며 "현지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할 것”도 주문했다.

 외교부는 즉시 현장대책반을 구성한 뒤 이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헝가리 정부와 협조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는 사고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외교부·행안부·소방청 등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조속히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속대응팀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을 팀장으로 외교부 6명, 소방청 12명(구조대 포함) 등 총 18명 규모로 구성할 계획이다. 사고자 가족과는 행안부 및 여행사를 통해 접촉해 사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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