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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현금 못 찾았나요? 카드 두고 왔나요? 스마트폰 있는데 웬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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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없는 시대 활짝 

즐비하게 꽂힌 플라스틱 카드, 색깔 맞춰 포갠 지폐 여러 장. 지갑 속에 펼쳐진 흔한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두툼한 지갑 대신 스마트폰 하나면 그 자리에서 결제가 끝난다. ‘○○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부터다. 간편결제는 이제 단순 결제를 넘어 환전·해외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보험서비스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경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지갑 없는(Walletless)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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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지동에 사는 신동석(여·26)씨는 1년 전부터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결제할 때 삼성페이를 쓴다. 모임에서 회비를 나눠 내거나 계좌 이체할 땐 카카오페이로 뚝딱 해결한다. 게다가 포인트 쌓는 맛도 쏠쏠하다. 얼마 전엔 삼성페이에서 모은 포인트로 구글플레이에서 ‘By봄봄’ 폰트(휴대전화 글씨체)를 구매했다. 신씨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쓸 때마다 꺼내야 하고 잃어버리면 다시 발급받는 과정이 번거로운데 스마트폰만 있으면 카드를 따로 챙길 필요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번호·은행계좌 같은 개인 결제 정보를 스마트폰 앱, 쇼핑 사이트 등에 미리 등록해 두고 홍채·지문 인식, 간편 비밀번호 입력 등으로 빠르게 결제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 방식은 대면 거래와 비대면 거래로 나뉜다. 대면 거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과 단말기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삼성페이·페이코·카카오페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대면 거래는 온라인상에서 결제 절차를 간소화한 방식으로 네이버페이·로켓페이(쿠팡 전용)·티몬페이(티몬 전용) 등이 있다.

중복 가입 포함해 1억7000만 명 애용

간편결제는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다. 중국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미국 페이팔과 애플페이, 우리나라 삼성페이는 세계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은행·카드사·전자금융업자 중 총 43개사가 간편결제 서비스 50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가입자 수는 1억7000만 명(복수 서비스 이용 시 중복 합산)에 이른다. 이들이 지난해 사용한 간편결제 건수가 23억7700만 건(온라인 15억1100만 건, 오프라인 8억6600만 건)에 이른다. 이는 2016년(8억5800만 건)보다 2.8배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거래된 금액은 80조1450억원으로 2016년(26조8800억원)보다 3배나 급증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옥션·지마켓)와 네이버, 쿠팡 등 전자금융업 상위 3개사에서 소비자가 간편결제로 거래한 금액이 지난해에만 16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간편한 만큼 보안도 중요한 법. 국내 보안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개방된 와이파이는 정보를 탈취당할 수 있으므로 데이터망을 써야 한다. 또한 다소 불편해도 비밀번호 외에 개인 지문·홍채도 함께 설정해 놓는 것이 사고를 막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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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금융감독원 IT핀테크전략국 부국장은 “지문·홍채 정보는 트러스트 존(스마트폰 단말기 내 보안 영역)에 보관되는데 아직까지 뚫린 적이 없다”며 “하지만 소비자가 간편번호 인증만 쓸 경우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바꾸길 권한다”고 말했다.

인체정보·비밀번호 함께 설정해야 안심

간편결제는 보험 등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른바 ‘테크핀(Techfin)’이다. 테크핀은 기술(Tech)과 금융(Fin)의 합성어로 IT기업이 선보이는 금융 서비스를 일컫는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언급해 화제를 모은 말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테크핀 전문 자회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일 출범 2주년 기념 행사인 ‘카카오페이 데이 2019’에서 보험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이용자가 여러 제휴사 상품을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쉽게 비교하며 선택하는 보험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보험사별로 찾아가 상품을 비교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해 필요할 때, 필요한 보장만 선별해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을, 올해 1분기엔 10조원을 돌파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결제·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투자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 보험설계사에게서 상세한 설명을 듣는 절차가 생략돼 보험 가입이 쉬워진 만큼 소비자 스스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 부국장은 “간편결제 앱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할 땐 보상금, 피해보상 약관 등을 신중히 읽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이버페이는 매출 선정산 프로그램인 퀵 에스크로를 정규 오픈했다. 네이버를 이용하는 상품 판매자에게 정산 기일을 당겨주는 서비스다.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가맹점 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약 26만 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지난달 일본에서 라인페이 앱을 별도 출시했다. 천관석 네이버페이 홍보팀 차장은 “향후 라인페이와의 연동을 통해 해외 사업자의 결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2월 간편송금 앱 토스를 선보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11월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송금액, 수신자 연락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송금할 수 있다. 최근 토스는 하루 660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실속형 미니보험, 해외 주식투자, 소액투자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금융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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