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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서 바지 내리고 음란행위 30대, 여경 실습생 기지로 검거

중앙일보

입력

공연음란 혐의 피의자와 대화하는 여경 실습생. [사진 서울 금천경찰서 제공]

공연음란 혐의 피의자와 대화하는 여경 실습생. [사진 서울 금천경찰서 제공]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30대 남성이 출근하던 여경 실습생의 기지로 검거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30대 A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검거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 27분쯤 금천구 시흥동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린 채 행인들을 향해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검거에는 올해 임용돼 실습 교육 중인 여경의 역할이 컸다.

중앙경찰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금천경찰서 금천파출소에서 실습 중인 B순경은 이날 출근길에 음란행위를 하는 A씨를 목격해 112에 신고했고, A씨가 도주하자 300m가량을 추격했다.

도망가던 A씨는 멈춰선 뒤 '왜 자신을 쫓아오냐'고 물었고 B순경은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대화를 이어가며 도주를 막았다. 결국 A씨는 출동한 다른 경찰에 연행됐다.

당시 당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B순경은 "함께 근무하는 선배들이 평소 현장대응법을 잘 설명해줬다"며 "(A씨를) 놓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 검거하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B순경은 태권도 2단과 유도 1단의 유단자로 실내 암벽등반과 마라톤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습생임에도 침착하게 112신고를 하고 출동 경찰관에게 도주 방향을 알리면서 추격해 범행 신고 10분 만에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음란행위 장면이 찍힌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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