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부시가 이를 못 보고 지나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 20일 5·18 기념식에서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아 '악수 패싱'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김정숙 여사가 비슷한 일을 겪은 것이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는 김 여사와 부시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이 참여했다.
이날 추도식에서 김 여사는 부시 전 대통령 옆에 앉았고 권 여사는 김 여사의 옆에 앉았다.
추도식 초반 즈음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방영된 후 진행자가 "옆사람과 눈인사도 하고 악수도하면서 따뜻한 마음 교류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이 권 여사를 보며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 권 여사 가운데에 앉아 있던 김 여사는 이를 보고 악수를 청했으나, 부시 전 대통령이 이를 보지 못하고 반대편에 앉은 사람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같은 장면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생중계한 오마이뉴스티비 유튜브 라이브 '박정호의 핫스팟'에 포착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재되며 알려졌다. 해당 부분은 영상 40분 16초부터 나온다.
그러나 부시 전 대통령의 '악수 패싱'은 단순한 실수로 추정된다. 이후 부시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손을 잡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여러분과 함께 추모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라며 "노 전 대통령은 인권에 헌신한 사람이며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인권에 헌신하며 친절하고 따뜻했던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렸다"면서 "최근에 그렸던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해드렸다"고 밝혔다.
앞서 권 여사는 추도식 전 부시 전 대통령과 약 30분 동안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초상화를 선물 받은 권 여사는 두 손을 맞잡은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모습을 새긴 판화 작품, 노무현재단 제작 10주기 특별 티셔츠를 부시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