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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서포터스 삼총사…시거, 벨린저, 버두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왼쪽부터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알렉스 버두고.

왼쪽부터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알렉스 버두고.

코리 시거(25)와 코디 벨린저(24), 그리고 알렉스 버두고(23).

다저스 1위 비결은 젊은 피 활약 #벨린저, 타율 0.394, 홈런 17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샛별 삼총사의 활약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 최고의 투수가 류현진(31)이라면, 최고의 타자는 단연 벨린저다. 빅리그 3년 차 벨린저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23일 현재 타율(0.394)·출루율(0.478)·장타율(0.765) 1위에 홈런은 2위(17개), 타점 3위(44개)다. 벌써부터 내셔널리그(NL) MVP 후보 1순위로도 꼽힌다.

메이저리거 출신 아버지 클레이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 벨린저는 2017년 빅리그에 올라오자마자 내셔널리그 신인 최다 홈런 기록(39개)을 갈아치웠다. 당연히 NL 신인왕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맹활약하면서 2년 차 징크스를 가볍게 깨트린 데 이어 3년 차를 맞은 올해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벨린저에 가려졌지만, 신인 버두고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까지 주로 대타로 출전하던 버두고는 올 시즌 타율 0.311, 4홈런·2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당초 FA로 영입한 A.J.폴락이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폴락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버두고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버두고는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페르난도 테티스 주니어, 크리스 페댁(이상 샌디에이고) 등과 함께 올해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2016년 신인왕 출신 코리 시거도 다저스를 이끄는 젊은 피 중 한 명이다. 유격수인 시거는 키 1m93㎝, 몸무게 97㎏의 거구인데도 순발력이 좋다. 우투좌타인 그는 장타력도 겸비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팔꿈치와 엉덩이 수술을 받고 26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재활 후 복귀한 올해도 타율 0.231, 4홈런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입했던 매니 마차도와 FA 계약을 포기할 만큼 시거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은 굳건하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다저스가 신인 시절부터 공들여 키운 유망주라는 것이다. 시거는 1라운드, 벨린저는 4라운드, 버두고는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됐다. 다저스는 그동안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유망주를 다른 구단에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세 선수만큼은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체계적으로 키웠다. 그 결과 이들은 마이너리그를 거쳐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훌리오 유리아스(25), 워커 뷸러(23) 등 다저스 마운드를 지키는 젊은 투수들도 비슷한 경우다.

다저스는 ‘부자 구단’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선수를 사들이기보다는 젊은 선수를 데려다 키워내는 능력이 뛰어난 팀이다. 1942년 다저스 단장으로 부임한 브랜치 리키는 팜 시스템(farm·마이너리그에서 선수를 키우는 구조)의 고안자다. 최초로 스프링캠프를 정례화시킨 팀도 다저스다. 사실상 첫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1919~1972), 히스패닉 선수들의 선구자인 페르난도 발렌수엘라(59), 그리고 아시아인 메이저리거의 시초격인 노모 히데오(51)와 박찬호(46)를 키운 것도 다저스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다저스는 신인을 잘 기르고, 자리 잡게 만드는 전통이 강한 팀이다. 5시즌(1992~96년) 연속 신인왕(에릭 캐로스-마이크 피아자-라울 몬데시-노모-토드 홀랜스워드)을 배출한 적도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동시에 성장하면 오랫동안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른 다저스는 올해도 신예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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