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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연 티맥스 회장 “구글·아마존과 다른 길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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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박대연 티맥스 회장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티맥스]

박대연 티맥스 회장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티맥스]

“(내가)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박 회장 10년 만에 언론에 등장 #클라우드 앱 만드는 툴 7월 출시 #5년간 연구원 700명 매달려 개발 #사재·대출로 1700억 비용 마련 #“클라우드는 반도체 넘는 신 산업 #티맥스, 2030년엔 글로벌 빅5”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개발의 고충을 토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10년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정부도 지원해 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이었고, 중간에 핵심 연구인력 30명이 연구를 포기하고 회사를 그만뒀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도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이 설립한 티맥스소프트는 티맥스데이터·티맥스오에스(OS)·티맥스클라우드를 관계사로 거느린 시스템소프트웨어 회사다. 국내 미들웨어(연결 프로그램)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꼽힌다.

박 회장이 이처럼 어렵게 개발했다는 신제품은 ‘티맥스 클라우드 스택(체계)’으로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에 티맥스가 가진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DB) 등의 기술에다 클라우드의 핵심 요소인 가상화, 자동화 등의 기술을 융합했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형 OS와 클라우드형 DB 등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에 스택의 최상단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앱인 ‘클라우드 스페이스’를 추가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중앙 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장소와 기기에 상관없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클라우드 앱이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앱(애플리케이션)으로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 기기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클라우드 스페이스’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스페이스를 이용하면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업체인 ‘줌’이나 협업 솔루션 업체인 ‘슬랙’이 만드는 것과 같은 ‘클라우드 앱’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박 회장은 “구글과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하나의 서비스로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것이지, 클라우드 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라며 “클라우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 티맥스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클라우드 스페이스를 이용하면 클라우드 앱을 개발하는 게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것보다 쉬워진다”며 “클라우드 앱 개발이 ‘껌’이 된다”고 자신했다.

신제품 개발에 든 비용 1700억원은 박 회장의 사비와 대출로 해결했다. 박 회장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관계사인 ‘티맥스오에스(OS)’나 ‘티맥스클라우드’ 등은 계속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하는 곳이지 당장 매출이 나오는 곳이 아니다”라며 “그러다보니 ‘부채 500% 이상 기업’이란 조건에 걸려 정부로부터 연구개발(R&D) 자금을 전혀 지원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절반은 티맥스소프트의 개인 지분을 팔아 조달했고, 절반은 콜옵션 전화사채(CB)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개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티맥스 클라우드 스택을 완성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클라우드가 반도체를 뛰어넘는 성장 동력이며,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5년 전부터 티맥스 연구원 800명 중 700명이 클라우드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2030년 글로벌 톱 5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을, 2023년엔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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